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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ㅣ 나폴리 4부작 4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12월
평점 :
나폴리를 향한 저자 엘레나 페란테의 애정이 묻어나는 나폴리 4부작 시리즈를 드디어 다 읽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릴라를 떠올리며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레누를 통해 60여년을 함께한 릴라와 레누의 우정의 울림 강한 이야기에 빠졌던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3권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에서 권위적이고 다소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남편과 어린 아이들을 두고 오직 사랑하는 남자 니노 하나만을 선택하여 그와 떠나며 끝이 난다. 4권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는 니노와 함께하며 사랑에 눈이 먼 사람들이 하는 잘못을 깨달아가는 레누의 시점으로 풀어내는데 릴라와 레누의 중년에서 60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랑은 눈에 콩깍지가 씌운다. 레누 역시 니노의 실제 모습이 아닌 레누가 보고 싶고 알고 싶은 니노만을 보고 느끼며 사랑에 푹 빠지지만 니노는 레누가 안다고 생각했던 남자의 모습이 아니다. 레누가 가진 능력에 질투하고 자신이 가진 것은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으면서 레누가 온전히 자신을 향한 마음을 붙잡고 이를 철저히 이용하는 나쁜 남자다.
레누는 니노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 된다. 릴라 역시 오랜 시간 그녀의 곁에 있는 엔초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는다. 니노가 벌인 끔찍한 현장을 목격하고 헤어졌지만 그와의 사이에서 난 딸 임마, 총명하고 예쁜 엔초와 릴라의 딸 티나... 티나를 향하 질투와 시샘이 큰 임마를 위해 니노가 온 날 티나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릴라와 사이가 좋지 않은 솔라라 형제가 한 행동이란 심증은 있지만 어디에서든 단서를 찾을 수 없다.
릴라와 레누가 비슷한 시대의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르다.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총명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릴라와 달리 배움의 기회가 계속 이어지며 작가로서 성공하는 레누... 평생 나폴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삶을 이어가는 릴라와 달리 레누는 세계를 다니며 공부하고 여행하며 사랑한다. 겉모습은 레누의 삶이 더 근사하고 멋지지만 자신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는 친구 릴라와 첫사랑 니노와의 관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영향 받는 레누가 안타까웠다.
릴라가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고 나폴리를 벗어난 이유가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고 글로 릴라의 이야기를 써낸 레누가 결정적인 역활을 했지만 릴라 역시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0
서로에게 더할나위없는 친구지만 자신보다 더 멋진 사람에게 가지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넘어선 릴라와 레누의 우정으로 즐거웠던 나폴리 4부작... 이제 더 이상 두 사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