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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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도 이제 한 손가락 밖에 남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는 시간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빨리 흘러간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새해가 시작될 때 가졌던 마음가짐과 달리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본래의 내 습성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를 볼 때 종종 화가 날 때가 있지만 금세 익숙하게 적어드는 나를 보게 된다. 변화를 꿈꾸지만 쉽게 변화지 않는 나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책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시인 정호승 님의 하루 한 장 '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는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 길지 않은 글귀에는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힘이 느껴진다. 교훈처럼 느껴지는 글도 있지만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느끼며 지냈던 문장들도 담겨져 있다.


1월 21일

저는 요즘 화가 날 때마다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 화난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다가 어느새 사라지고 맙니다.


이 글을 읽으며 몇 년 전의 나의 모습을 돌아본다. 한때나마 우울증 비슷한 증세를 느꼈던 적이 있었다. 평소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때 도서관과 서점을 찾으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어느새 내 안에 자리 잡았던 불안, 허전함, 상실감 등과 같은 미묘한 감정들이 사르르 녹아드는 것을 느꼈었다. 정호승님도 책을 통해 화를 다스린다니 아름다운 함축적인 글을 쏟아내는 정호승님도 우리와 다름없음에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6월 3일

제 속엔 제가 원하지 않는 저 자신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많은 저 자신이 모두 저의 십자가입니다. '나'라는 십자가를 품에 꼭 안고 가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나 자신 또한 현재의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섣부른 변화를 시도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나의 우유분단함에 짜증날 때도 있고, 남에게 비쳐지는 내 모습에 나를 끼어 맞추느라 버거울 때도 있다. 온전한 나의 마음을 느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더 나은 나의 모습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현대인은 바쁘다. 허둥지둥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란 생각이 든다. 차분히 하루의 시작과 끝을 정호승님의 따뜻하고 배려 깊은 글과 함께라면 내년 한 해는 올해보다 따뜻할 것이다. 두세 번 반복해서 읽으며 글이 주는 힘을 좀 더 느끼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 한 장의 글이다. 평소에 마음을 나누고 싶은 지인이나 친구에게 정호승님의 하루 한 장 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는 선물로서의 가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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