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
김나랑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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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남미는 여행을 좋아하는 많은 여행자들의 로망이지만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쉽지 선택하지 못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붉디붉은 산맥과 하얀 설원이 매력적인 표지를 가지고 있는 남미로의 여행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만날 수 있는 김나랑 작가의 여행이야기를 담은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 현재를 살고 있는 직장으로서의 생활 속에 점점 지쳐가고 병원을 다니다 퇴직하고 6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남미로 여행을 떠난 저자의 솔직담백한 이야기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불안정안 치안과 다소 거칠다는 느낌을 잠재우고 저절로 미소가 지으며 읽게 되는 책이다.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 활력을 얻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려고 여행을 선택하기도 한다. 저자 역시 지친 현실을 벗어나 매일 그려지는 일상이 아니라 오늘, 내일이 어떤 상황에 놓일지 모르는 불안전한 세계로 자신을 밀어 넣고자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여행길에 올랐다고 말한다. 내가 여행길에 오르는 것에 닮은 듯 다소 다른 이유를 내포한 여행이란 생각이 들며 여행을 떠나는 다른 사람들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유로 불안정한 세계인 여행을 선택한다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운동경기가 축구라고 알고 있다. 남미 역시 전통적으로 축구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가 불리비아에 도착해 고풍스러운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던 중 직원으로부터 축구 남미 챔피언리스리그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기간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평소에 축구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타국에서 열리는 축구경기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음식물 반입이 안 되는 것이 아쉬웠지만 충분히 즐겁게 관전할 수 있는 것과 별개로 고산지대에서 열리는 경기에 힘듦과 남미란 나라가 가진 빈곤국이란 이미지와 동떨어져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자가 얼굴이 붉어진 이야기에 나 역시도 다소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볼리비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우유니 소금사막이 연상된다. 투어로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란 우유니 소금사막은 사막처럼 기온이 엄청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서 아주 따뜻한 옷을 챙겨야하고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힘든 상황으로 고생했을 모습이 연상이 되기도 했다.

 

 

여행의 묘미는 예측불허다. 안전하고 편한 숙소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소 불편하지만 여행지의 흙과 가깝게 있고 싶어 하는 여행자도 많다. 칠레에서 서태지의 음악에 나온 칠레의 이스터섬 모아이에서 텐트를 이용해 5일에 8만원이란 엄청 싼 가격의 숙박을 한다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으로 느껴진다. 한인마트에서 식료품을 구입해 잘 먹고 신나게 다른 여행지에서 전혀 즐기지 못한 자유로움을 즐기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주는 이스터섬은 칠레 여행을 한다면 꼭 한번 가서 나 역시도 텐트에서 자보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한다.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과 부딪힘이 주는 묘미가 있다. 우연히 의뢰받게 된 석상 사진을 찍기 위해 떠난 길에서 만나게 된 아름다운 동네를 보며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인가 시도하며 얻게 되는 교훈이 분명 존재하기에 우리들 역시 제자리에 머무는 것보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딛는 노력은 필요하다.


아르헨티나 사람들도 자국이지만 쉽게 여행하기 힘들다는 아름다운 등대가 있는 '세상 끝 등대',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는 페루의 마추피추는 별기대 없이 간 저자 역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할 정도라니 직접 보면 어떤 느낌일지 TV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 얼마나 다를까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화산을 가까이서 직접 경험한다면 어떨까 생각하게 만드는 사진, 영화에서 하도 무섭게 느껴지던 아마존 자연의 경이로움, 이과수 폭포, 이 책의 표지에 실린 자연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감탄을 절로 나오게 하는 피츠로이산, 서핑과 온천으로 인해 휴양지의 느낌을 맘껏 즐길 수 있는 파라과이, 치안이 불안하지 않을까 싶지만 남미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이며 헤밍웨이가 사랑한 나라 쿠바는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다.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을 읽으며 남미여행은 불안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많이 상쇄시켜 준다. 강도를 만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은 남미 뿐은 아닐 것이다. 유럽 역시 무대포인 강매와 도둑, 강도를 만날 위험 역시 높은 지역이기에 남미에 대한 걱정 역시 그와 비슷하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자연과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예측불허의 여행은 늘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과 깨달음을 되돌려준다. 6개월이란 시간을 동안 저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남미여행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져 생활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남미를 저자의 책을 통해 대리만족하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남미여행 역시 나의 버킷리스트에 담는다.


여행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주말에 낮잠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나들이를 가는 일상도 멋지다.   -p130-


차를 세우고 무작정 걷고 올랐다. 설산 사이로 호수가 나타났다. 그곳에서 또 맥주를 마셨다. 따뜻한 햇볕 아래 앉아 흐르듯 흐르지 않는 듯 조용한 호수를 바라보았다. 욕 나오게 아름다웠다. 역시 여행에서 우연은 축복이 되곤 한다.               -p155-


여행은 또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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