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시아 - 인간의 종말
이반 자블론카 지음, 김윤진 옮김 / 알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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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약한 사람에게 행해지는 범죄는 끔찍하고 무섭다. 대부분이 어린이나 여성들에게 이루어지는 이런 범죄를 다룬 뉴스를 접할 때면 가슴 밑에서 화가 끊어 오른다. 인생을 살면서 행복한 시간보다 끔찍한 시간이 먼저인 쌍둥이 중 열여덟 살의 한 소녀가 잔혹한 죽음을 맞는다. '레티시아 - 인간의 종말'은 2011년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 한 소녀의 죽음 뒤에 가려진 인간의 추악한 일면들이 여지없이 들어나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6개월 전에 독립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려던 한 여자 레티시아가 실종된다. 레티시아에 대한 사건을 책을 쓴 보고 연락을 한 사람으로부터 레스티아의 쌍둥이 언니 제시카를 소개받으며 이야기가 시작한다.


아버지에게 강간당한 어머니에게 태어난 레티시아와 제시카... 그들은 시작부터 불우했다.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가 감옥에 가고 정신병원에 들어간 어머니로 인해 위탁가정에 맡겨진 쌍둥이 소녀는 살기위해 노력하지만 그들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레티시아의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흰색 푸조를 미친 듯이 몰았던 토니 멜롱은 잡히지만 시신이 없기에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 오히려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며 재판을 조롱한다.


사랑과 보호 속에 자라야 할 위탁가정에서 더 끔찍한 일을 당하며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제시카의 이야기는 마음이 아플 정도다. 위탁부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어린아이 성폭력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는 끔찍한 범죄지만 이런 인물이 사르코지 대통령과 정치적, 감정적 협약으로 보여주기식 목적으로 레티시아 사건이 이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런 일이 프랑스에 국한 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파트롱과 같은 인물이 가하는 성폭행과 그의 가정에 입양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이용당하는 제시카의 모습이 안타깝고 불쌍하며 화가 난다. 범죄를 저지른 토니 멜롱이란 인물의 성장 과정 역시 그가 악마로 자랄 수밖에 없는 환경이란 느낌을 받지만 그럼에도 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노력하며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인물들도 많고, 현실에 안주하고 사람과 사회에 대한 적의가 부풀리는 인물들도 많기에 안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사람들을 향해 사회가 좀 더 견고하고 안정적인 제도를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레티시아 사건을 조사, 인터뷰 하며 느끼는 감정들이 느껴지며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는 레티시아처럼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 일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프랑스와 우리의 현실이 다르지만 여성, 아이들이 겪는 범죄는 차이가 없다고 여겨진다. 좀 더 세심한 관찰과 노력이 사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관심의 끈을 늦추면 안 된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이야기를 담고 있는 '레티시아 - 인간의 종말'... 레티시아와 같은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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