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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에 TV에서 김중혁과 이동진 님이 나와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신카이 마코트 감독의 첫사랑의 아련한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영상으로 너무나 유명한 애니메이션 영화 2편을 소개한 것을 보았다. '초속 5센티미터'와 '너의 이름은'이란 영화로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지만 기회가 되면 보아야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 여
얼마전에 TV에서 김중혁과 이동진 님이 나와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신카이 마코트 감독의 첫사랑의 아련한 마음을 담은 아름다운 영상으로 너무나 유명한 애니메이션 영화 2편을 소개한 것을 보았다. '초속 5센티미터'와 '너의 이름은'이란 영화로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지만 기회가 되면 보아야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 여태껏 볼 기회가 없었다가 영화 소개를 하는 것을 보고 꼭 찾아서 보고 말리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산카이 마코토 감독이 추천한 점점 퇴색되고 변질되는 사랑이 아닌 진실한 사랑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 '4월이 되면 그녀는'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첫사랑의 애잔하고 쓸쓸한 사랑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정신과 의사인 후지시로 슌은 연상의 수의사 사카모토 야오이와 결혼식이 몇 달 남지 않은 연인 사이다. 같이 산지가 3 년인데 처음 일 년을 제외하고 두 사람은 섹스리스를 겪고 있는 상태다. 서로의 마음속 진심은 접어둔채 겉도는 이야기만 나누며 살고 있는 그들에게 대학생 시절 한때 카메라 동아리에서 만나 연인이었던 이요다 하루의 편지가 도착하며 스토리는 시작된다. 덤덤하게 하루의 편지를 받고 읽지만 후지시로와 사카모토는 작은 균열이 생김을 느낀다.
첫사랑 하루와 후지시로는 애달픈 첫사랑을 하는 커플은 아니지만 사진을 통해 서로가 가진 감성을 이해하고 느끼는 사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때대로 그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 사람이다. 동아리 선배로 하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인물로 인해 두 사람의 짧은 사랑이 끝이 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사랑을 지켜내지 못한 것은 나이가 어려서라고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잔잔히 파고들어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 든다. 허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서가 서로 다름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대목도 있었다. 형부가 될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대담하게 터놓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는 처제의 모습은 솔직히 껄끄럽게 느껴졌다. 가정을 가진 남자 역시 자신의 존재를 가정, 부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확인받고 싶어하는 심리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가진 첫사랑의 아련한 감성은 잘 녹아들어 있어 나름 재밌게 읽은 책이다.
첫눈에 반한 사랑도 있겠지만 서로에게 녹아드는 사랑도 있다. 후지시로와 사카모토의 사랑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결혼을 준비하는 두 남녀를 중심으로한 스토리 안에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세 곳과 하나의 장소에서 하루가 보낸 편지가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 흥미로운 작품이다. 첫 사랑의 아련한 그리움과 현실적인 문제와 처음과 다른 상대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식어가며 익숙해가는 과정을 보며 지난시절 서툴고 실수하며 만들어 가던 사람들과의 인연, 추억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사랑은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 바이러스는 어느새 몸속으로 침투하고 알아챘을 때는 이미 열이 난 상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열은 사라져 간다. 고열이 거짓말처럼 여겨지는 날이 온다.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이 그 순간이 찾아온다. -p61-
왜 타인을 사랑할까. 왜 그 감정이 사라져가는 걸 막을 수 없는 걸까. 모든 현인이 도전해온 미해결된 난제. 언젠가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그에 대한 해답을 내주는 날이 올까. -p154-
"살아 있다는 실감은 죽음에 가까워짐으로써 선명해진다. 이 절대적인 모순이 일상 속에서 형태를 갖춘 것이 사랑의 정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연애 감정 속에서 한순간이나마 지금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다."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