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4 - 중세 문명과 미술 : 지상에 천국을 훔쳐오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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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소 뜸해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한 동생과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을 즐겨했다. 학창시절에 곧잘 그림에 솜씨가 있나 싶었던 적이 아주 살짝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면서 그리는 것보다 보는 것에 만족하며 제대로 미술작품을 이해하고 느끼기에는 미술에 대한 조예가 전무한 편이라 내가 느끼는 선에서 만족하며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것에 목적을 두는 편이다. 이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만났다. 양정무 교수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는 미술 작품을 통해 문명의 흐름을 들여다보며 미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물론이고 미술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 역시 큰 불편함 없이 술술 읽히는 책에 빠져 미술작품을 접하고 미술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해서 나름 유럽의 여러 나라, 도시를 한두 번 오스트리아 '빈' 같은 경우는 무려 네 번이나 여행을 했던 경험이 있어 책에 나온 미술 작품을 직접 본 기억도 생각나고 내가 보았던 여행지의 다른 미술작품과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것들도 있어 쉽고 흥미롭게 접하는 책이다.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버킷리스트 작성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나 역시도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0가지를 적어 둔 것이 있다. 새해 계획처럼 세우는 것도 있지만 버킷리스트에는 평소에 여행을 아주 좋아하는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버킷리스트에 담아 두고 있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4권의 처음은 신을 찾아 떠나는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을 따라가며 미술을 통해 바뀌는 역사, 종교, 사회분위기를 들여다보며 문명의 흐름으로 이끈다.


중세 시대의 종교가 가진 힘을 상상을 뛰어넘는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르네상스에 버금가는 활력과 힘이 넘치는 안정기의 유럽이 중세다. 자신이 가진 힘과 통치의 정당성을 굳건히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종교.. 기독교를 통해 통치하려고 하였다. 자신이 저지른 죄에서 구원받기 위해 중세인들은 속죄로 성지 일생에 한 번 여행을 떠난다. 매년 뉴스를 통해 이슬람교인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 메카로 몰리며 많은 사람들이 압사 당하거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이 발생한다. 이슬람인들이 메카로 향하는 것과 같이 기독교 최고의 성지는 예루살렘이다.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중세 순례자들의 모습을 산디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조개껍데기 모양, 십자가 모양으로 새겨 놓은 사진을 보며 하나하나의 조각상들이 가진 생동감과 하나도 겹쳐지지 않는 모습에서 감탄하며 중세인들의 신양심의 깊이를 느끼게 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수도사들의 공간인 안뜰은 'ㅁ'자 모양의 복도라고 한다. 신에게 묶여 있는 수도사들의 답답한 힘든 시간을 명상을 통해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공간이다. 여러 괴물의 조각품을 통해 신의 율법보다 조각품들을 궁금해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한 오래 전 수도원장의 편지의 글을 통해 수도사들의 힘든 시간을 알 수 있지만 난 복도란 'ㅁ'자 정원을 보며 작년에 스페인에 여행시 안달루시아와 무어인의 양식이 인상적인 알람브라 궁전을 보았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북유럽에 살던 사람들은 향해술이 발달하였다. 어릴 때 재밌게 보았던 바이킹 만화속 해적들이 북유럽 북방민족이다. 이들은  유럽 문화에 동화되며 로마네스크 미술을 나름의 예술적 재능으로 발전시켜 새롭게 발전시킨다. 자신들의 전통 생활방식과 기독교 문화의 결합된 사타브 교회가 그 좋은 예다. 지붕 양식이 독특하며 바이킹 토속 신앙을 표현하였으며 유럽의 교회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의 내부 장식이 인상적이며 이것은 해양 민족 특유의 개방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거리낌 없는 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몇 년 전에 북유럽을 여행할 때 찍었던 노르웨이에서 보았던 목조교회 사진이다. 내부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교회 옆에 묘지가 아담하고 대를 이어 매장한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왕권 강화에 힘입어 고딕양식의 거대한 성당들이 지어졌다. 비슷한 모양의 성당들을 유럽의 나라, 도시들을 방문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고딕양식의 성당들이 가진 아름다움은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 역시 두 번이나 보았던 파리 노르르담 대성당과 프라하 대성당은 지금도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재작년 영국 런던을 여행했을 때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찍었는데 책에서 나온 랑성당, 노르르담 대성당, 아미앙 대성당과 거의 흡사한 모습임을 새삼 느낀다.

 

 

 

사진은 파리 여행때 찍은 사진


성인들을 전면에 내세운 아름답고 거대한 성당들이 시선을 사로잡지만 성당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괴수들이 많다. 거룩한 성당에 조각되어 있는 괴수 조각상들은 중세인들이 동식물을 사랑했음을 알려주고 있으며 다양한 조각상이 통해 고딕 성당이 더 아름다운 꽃을 피웠음을 알려준다.


세계사나 유럽사를 통해 만나는 유럽 문명의 흐름을 따라가는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미술품을 통해 중세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도 좋았다. 난생 처음이란 글귀가 참 잘 어울리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으며 내용이 다른 중세 이야기를 다룬 책보다 편하게 다가오기에 어른포함 청소년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지기의 허락 하에 아들과는 세 번의 여행을 통해 제법 긴 여행을 했다. 처음에 한 달 이어 두 달, 세 달 가까운 여행을 하였는데 북인도를 여행한 한 달을 빼고 두 번은 서유럽, 독일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여행을 하였는데 그때 기회가 될 때마다 도시마다 유명하다고 알려진 미술관, 박물관은 되도록이면 잊지 않고 방문하였다. 책에서 본 많은 사진 속 미술품 중에는 내가 직접 본 것들이 상당히 많아 직접 보았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기도 하고, 내가 직접 보지 못한 미술작품은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처음에 나온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날 수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은 스페인 여행을 한 달이나 하면서 스페인 여행이 처음인 아들을 위해 대표적인 도시들을 중심으로 돌아보았기에 미처 직접 보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졌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더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미술작품이 어렵게 느껴지기 보다는 쉽고 재밌게 빠져들게 만든 책으로 중세 문명의 흐름이 부담감 없이 다가온  1권부터 읽어보고 싶은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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