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사람을 죽여라

다음 사람을 죽여라
페데리코 아사트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처음 접하는 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강렬한 제목과 무엇보다 매력적인 한 남자가 욕조 안에 누워 있는 남자의 모습에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는 살인을 암시하는 분명한 제목부터 평소에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장르의 소설이라 확 끌려 읽게 된 책으로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첫 문장부터 단숨에 빨아들이는 흡입력과 짜임새 높은 스토리에 빠져 요 근래 들어 읽은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나 테드 매케이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느껴지는 상항에서 탈출구로 자살을 선택한다. 총을 당기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린다. 누군지 모르지만 말과 행동이 없으면 지날 갈 거란 생각과는 다르게 초인종을 누른 사람은 정확히 테드를 향해 그의 심장이 꿈틀거리는 언어를 내뱉는다.

"문 열어요! 듣고 있는 거 다 압니다!"  -p10-

초인종을 누른 남자 저스틴 린치는 말한다. 그가 죽기 전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먼저 죽이고 테드처럼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인물을 죽이는 것이 어떠냐고... 자살을 위해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황당한 일이지만 묘하게도 그가 유일하게 남은 탈출구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테드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살인마를 죽이는 과정에서 위험에 빠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살인을 마친다. 자신처럼 자살을 생각하는 다음 인물의 죽음을 놓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이젠 변호사지만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조롱과 멸시, 따돌림을 당하며 테드를 우상처럼 여긴 친구의 생일에 참석했다가 예상치도 못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저지른 살인과 죽은 인물로 인해 깊은 혼란에 빠진다.

시간을 오며가며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자살 직전 낯선 남자의 방문으로 살인을 저지르며 혼란에 빠진 테드와 끊임없이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체스 상자와 주머니쥐,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두고 있지만 정신병원에 있으며 정신과 의사 로라의 상담을 받는 테드의 이야기가 살인을 둘러싼 진실의 가닥을 잡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는 생각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게 한다.

어디서 매듭을 찾아야할지 모르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들어나고 밝혀진 것이 꼭 진실은 아니고 세상에 영원한 완전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군가는 반드시 범죄의 작은 가닥으로 진실을 들여다본다. 진실이 가진 무게가 너무나 커 그것을 도래내고 없앨 수 없어 절망적인 게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이라도 그렇게라도 진실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추리소설 작가 미쓰다 신조의 말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이 예상치와는 전혀 다른 진실이 주는 배신이 허무하기 보다는 밝혀진 진실 앞에 씁쓸하다. '다음 사람을 죽여라'가 할리우드 영화화되어 만들어진다니 테드란 인물이 주는 무게감이 크기에 주인공이 누가될지 궁금하다. 강렬함이 사라지지 않는 작품으로 재밌게 읽으며 매력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저자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며 기다려진다.

여기, 네 머릿속에 정보가 있으면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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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마술 상자야. 속임수가 가득하지. 우리에게 경고할 방법을 항상 찾아내. 우리에게 탈출구를 제시할 방법. 문을 제시할 방법을 ㆍㆍㆍㆍㆍㆍ."

문을 열어. 그게 네 유일한 탈출구야.                                                     -p199-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꿈이라기보다는 ㆍㆍㆍㆍㆍㆍ환상이랄까. 제일 먼저 기억나는 것은 딸들의 분홍색 장난감 성이예요. 그 성으로 걸어가서 자세히 살펴보다가 성 뒤로 난 길을 발견했어요.-------------------  그 끝에 가면 엄청난 진실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이 모든 일을 이해하게 해줄 열쇠를 발견하게 될 거라는 확신."                               -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