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밤이 주는 무서움과 두려움을 넘어 서늘하지만 강한 이끌림으로 신비로운 곳으로 환상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야행'... 일본에서야 독특한 작품 세계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작가지만 나는 야행을 통해서 저자의 작품을 처음 만났지만 아름다운 여인의 흔적을 쫓아가는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환상적인 스토리에 빠져 읽은 책이다.


영어학원에 등록한 여섯 명의 친구들이 십 년 전 함께 에이잔 전차를 타고 구라마 지역의 가을 축제 진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떠났던 길에서 남자 친구들 모두에게 호감을 품게 한 매력적인 히세가와 씨가 갑자기 사라진다. 이 사건으로 서로 연락을 끊고 지내다 연락을 받고 그들은 다시 구라마에 모인다. 다시 만난 그들은 기이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믿기 어려운 환상적인 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째 날 이야기는 낯설게 느껴지는 아내가 갑자기 사라진다. 언덕 위 폐가에 사라진 아내와 너무나 닮은 여인의 존재가 궁금하지만 아내의 흔적을 찾을 수 없기에 그 여인이 아내가 아닐까 의심이 든다. 의문의 호텔 종업원과의 관계와 폐가에 얽힌 이야기는 혼란스럽고 섬뜩하고 기이함을 느끼게 한다.


둘째 날... 여행을 떠났던 길에 도움을 주었던 할머니에게서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듣는다. 무시하기에는 찝찝한 이야기지만 그들은 여행을 계속한다. 죽을 상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지... 화자는 자꾸만 쓸쓸해지는 기분을 감추기 힘들다.


셋째 날... 아름다운 눈의 풍경을 기대하며 떠난 밤의 기차 여행을 중심으로 밤의 집을 닮은 동판화, 초등학교시절 이상한 여자아이를 둘러싼 기이함과 오싹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넷째 날... 사람들이 꽉 찬 열차에서 만난 스님과 여고생이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야행이라는 동판화 연작을 그린 화가와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판화가가 작업을 하던 암실에 있던 수수께끼의 여자와 동판화가의 죽음과 얽힌 이야기의 진실이 무엇일지 들여다보게 한다.


다섯째 날은 다시 만난 그들이 예전처럼 축제를 보기 위해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동판화 야행 시리즈가 가진 진실의 이면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듣고 보고 알고 있었던 사실이 어긋난다. 그 속에 담겨진 진실은 화자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안다는 것의 진실이 가진 무서움이 크게 느껴지는 결말이 환상소설이 가진 재미를 극대화 시켜준다.


화자들은 덤덤하고 담백하게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이 가진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영화를 보듯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며 스토리를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섬뜩한 공포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만큼 스토리는 짜임새 있고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야행 시리즈와 반대되는 서광 시리즈를 나오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야행'... 기이한 환상소설을 즐기지 않던 사람도 상상하며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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