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트로드 모중석 스릴러 클럽 42
로리 로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상실감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슬프다. 평생을 알고 있다고 여기면서 살았기에 당연하게 믿을 수밖에 없었고 그 믿음이 깨어지면서 모든 것은 암흑으로 변해버린다.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은 늘 두근거리는 일이다. 미국 문학계의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로 알려진 로리 로이의 '벤트로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애드거 상'을 수상할 정도로 저자의 필력은 대단하였기에 믿음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가족이란 당연하게 생각했던 존재와 믿음을 둘러싼 흥미로운 작품이다.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났던 아서 스콧... 결코 돌아오고 싶지 않았던 고향으로 흑인폭동으로 인해 가족들을 데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하는 길에서 우연히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 한 남자를 본다. 남자가 가진 분위기처럼 고향 마을을 덮고 있는 음산한 기운은 사라진 소녀로 인해서다. 소녀를 납치한 인물로 지목되는 인물도 있지만 이 마저도 확신할 수 없다. 아서는 자신의 형제자매와 연관이 있는 한 인물을 의심한다. 그는 이미 과거의 전적을 놓고 볼 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여겨지는 인물이다.


2년 전에 떠난 남겨진 집에서 사라진 인물의 죽은 시체가 발견되고 이 일을 계기로 스토리는 급물살을 탄다. 절대적으로 자신의 것이라고 믿었기에 마냥 행복하고 사랑스럽게 다루었다. 아서의 누이 루스가 임신을 하지만 그녀의 몸 상태와 과거의 전력으로 볼 때 위험하다. 루스의 남편 레이는 아서가 자신을 의심하고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에도 루스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강한 집착을 보인다.


그 누구도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과거의 망령과 왜곡된 진실은 시간이 흘러도 한 집안의 사람들을 어둠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사랑하고 사랑받았지만 원치 않은 일이 생기며 미래를 선택하기 보다는 현재에 머무르고 싶었던 인물과 그런 인물을 도와주고 싶었던 한 사람으로 인해 절망을 맛본 인물은 자신이 가진 성격까지도 180도 변한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은 한 집안 사람들을 위험 속에 빠트리고 마는데....


우리는 타인보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 가족을 믿는다. 가족이라도 작은 의심의 씨앗이 싹을 틔우면 걷잡을 수 없다. 시골풍경이 가진 느긋하고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라 불안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누군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마음들이 상대를 의심하게 만들며 과거의 인물과 현재 사라진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가족이 가진 선의가 선의가 아니게 되어버릴 때... 죽음보다 더한 비밀을 간직할 수밖에 없게 되어버린 가족의 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며 애드거 상 수상작가의 작품답게 스릴러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