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푸른빛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르주 바타유 지음, 이재형 옮김 / 비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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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시즘 문학의 대가라고 조르주 바타유의 '눈 이야기'를 읽고 저자를 에로티시즘 문학의 대가라고 평가는 이유를 어렴풋이 느끼고 또 다른 책 '하늘의 푸른빛'은 같은 선상에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호기심을 갖게 한 책이다. 전쟁의 광기에 빠지기 전 불안정하고 불길한 기운이 엄습하는 유럽을 배경으로 주인공 나(트로프만)을 둘러싼 인물들과의 관계가 에로시티즘만이 아닌 급변하는 불안정한 시기에 살면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도르프만은 사랑하는 아내 에디트가 있지만 그녀의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늘 불안하다고 느끼기에 다른 여성들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갈증을 해소한다. 책에서는 토르프만을 중심으로 세 명의 여성이 있다. 가장 더러운 사람들만이 출입하는 곳에 있는 여자 디르티 본명 도르테아란 여성은 자신이 가진 환경에 굴하지 않는 씩씩하고 당찬 여성이란 느낌을 준다. 그녀는 트로프만과 함께 그가 묵는 사보이 호텔에 찾는데 오래 전 트로프만의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을 보고 격분하며 들어온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면서도 토르프만과 성적 욕망을 채워가는 인물이다.


억압받는 사람들 편에 서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죽음이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가진 못생긴 스물다섯 살의 아가씨 라자르... 토르프만은 라자르에게 자신이 겪은 모든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인물로 자신처럼 함께 아프고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토르프만 주변에 있는 여성 중 가장 밝은 느낌의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크세니는 가장 안쓰럽고 불쌍한 여성이라고 볼 수 있다. 크세니는 좌파 성향의 좋은 집안의 아가씨로 특이한 성향의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토르프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를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은 토르프만이 크세니에게 전혀 존중하거나 아니 개만도 못한 취급을 당한다. 그녀는 자신이 토르프만에게 했던 것처럼 자신을 위해주는 미셀이란 인물의 죽음으로 인해 절망하고 만다.


'하늘의 푸른빛'은 토르프만이 가진 비정상적인 행위와 취향만을 볼 때 에로티시즘이 강하게 묻어나는 책이다. 허나 그 속에는 유럽 전체를 어둡게 가두고 있는 전쟁이란 기운과 스페인 내전 등 한 인물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커다란 소용돌이 가진 무게감이 전반에 깔여 있어 결코 가볍게만 읽지 못한다.


인체의 한 부분을 극도로 탐닉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코 하지 못할 공간이나 분위기에서도 행해지는 성적 행동들이 온전히 이해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 배경상 죽음이 늘 주변을 맴돌며 가까이 있고 저자가 죽음을 어둡고 두렵게만 느끼는 존재가 아님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니 것에 조금은 이해가 된다. 에로티시즘과 죽음... 다소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 저자는 두 가지의 결합을 작품에서 흥미롭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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