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 - 세상의 끝에서 만난 내 인생의 노래들
황우창 지음 / 오픈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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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한다. 나름 여행을 자주 떠나고 싶어하고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에 한 번씩 떠나는 여행길에 늘 과하게 준비를 하게 되는 것들이 몇 개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여행이다. 음악과 여행은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싶다. 여행을 하며 마음에 드는 카페나 식당에서 마주하는 음악은 설령 외국어에 극도의 콤플렉스가 있어 부담감을 느끼는 나로서는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함을 안겨준다. 내가 마음에 드는 음악을 미리 핸드폰에 저장해두어 수시로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것도 행복하다. 그만큼 여행에서 음악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는 음악평론가인 황우창의 첫 번째 산문집으로 KBS, MBC, CBS 라디오에서 음악방송 작가와 진행자로 활동하며 여행과 음악에 대해 담백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내가 가본 여행지보다 안 가본 여행지가 더 많고 음악 또한 생소한 곡들이 많은데 여행지에 어울리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라 관심을 갖게 한다.


일본 영화 중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레브레터의 O.S.T를 떠올리면 저절로 훗카이도 일명 북해도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북해도의 담벼락처럼 높은 눈을 보며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느꼈는데 홋카이도하면 죽음이 연상된다는 이야기에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라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나폴레옹이 태어났다는 코르시카 섬의 무반주 남성 합창단의 음악은 반주가 지닌 힘을 빌리지 않고도 곡 들어보라는 저자의 추천이 있을 정도니 충분히 감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들의 나라 그리스의 신화, 민담, 민요(속요)가 들어가 있어 매혹적인 이레네 피파스와 반젤리스의 서정적인 음악 역시 꼭 들어보고 싶은 음악이다. 작년에 일주일을 머물렀던 런던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메리 홉슨의 런던 거리는 생소한 가수지만 런던 거리가 가진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다양한 음악들이 여행지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여행지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과 음악... 가사는 곱씹어 읽게 된다.


내가 좋아하고 듣고 싶은 음악만을 주로 듣는 나로서는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에 담겨진 음악들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여행지의 짧은 이야기 안에 음악이 주는 즐거움이 새삼 느껴지며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낯선 음악들도 조금은 가깝게 느껴질 정도다. 저자가 음악평론가이기에 멋진 음악들을 알려주었다는 생각이 들며 책 속에 담겨진 여행지로 여행을 하게 된다면 저자의 음악을 찾아 저장 후 여행지에서 들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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