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5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5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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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아니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쓰였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세계사가 정말 올바른지 가끔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지금 시국이 하도 시끄럽고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한국사 국정교과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적이 있었고 그 중심에 지금 탄핵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국정교과서를 탄핵해 달라는 글이 핫이슈로 올라올 정도로 시끄러운데 우리가 열심히 배우고 알려고 노력한 역사는 올바른지 되돌아보고 싶었다.


'역사 ⓔ'는 2011년 10월부터 기획 편성된 프로그램인 EBS '역사채널'의 방송 내용들을 간추려 모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두 권 읽었는데 너무나 마음에 들어 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어떤 내용이 담고 있을지 궁금해지고 관심이 갔다. 이번 책은 우리들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익숙하게 여겨져 알고 있다고 여겨지는 인삼, 궁녀, 도깨비, 독도 등의 대한 이야기라 흥미롭게 느껴진다.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중국과 스웨덴으로 유학한 최초의 여성 경제학사인 최영숙 씨의 짧고 안타까운 삶을 다루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주목할 정도로 뛰어난 여성이지만 더 많이 배우고 견문이 넓다는 것은 그녀가 살던 시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취직을 하지 못해 가족들을 위해 콩나물, 감자, 미역줄기 등을 팔기 시작한 그녀가 가난에 허덕이다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돈! 돈! 나는 돈의 철학을 알았소이다."  -p33- 이처럼 돈 때문에 너무나 뛰어난 여성이지만 제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높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매력적인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이 참 예뻤지만 감초 역할로 웃음을 준 내시들이 인상적이었다. 왕의 여자인 궁녀와 사랑에 빠진 내시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다른 직업에 비해 궁녀가 되면 급료도 높고 나름 전문직 여성이라고 한다. 10세 이전에 입궁을 하는데 앵무새를 이용한 처녀인지 판가름 하는 상식을 벗어난 방법에 뜨악했다. 나름 부를 축적할 수도 있지만 왕의 여자이기에 다른 남자를 만날 수는 없다. 모시던 왕이 죽거나 아프면 재정적으로 어려우면 출궁하는 경우가 있지만 평생 궁 안에서 살아야 하는 여인들로서 그녀들로 인해 궁중음식, 의복, 유물들이 전해지고 있다.

 

 

요즘 핫한 드라마로 알려진 '도깨비' 개인적으로 난 여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아직 방송을 본 적은 없지만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케미가 좋고 재밌어 주위에서 보라는 권유를 제법 받는다. 도깨비하면 머리에 뿔이 나고 부릅뜬 눈에 도깨비 방망이를 든 험악한 모습이 연상되는데 이것은 일제강점기 교과서에 실린 혹부리 영감이 일본 요괴 오니의 모습을 닮은 영향이 크며 우리나라 도깨비는 다양한 성격과 취향, 특기까지 가진 인간적인 도깨비라고 한다. 예로부터 도깨비는 복과 장수를 기원하며 시공간을 넘나들며 해학을 통해 서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존재다. 도깨비의 본모습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데 이것은 선조들의 한과 욕망을 담아내는 고유의 문화원형을 복원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프란체스코 교황을 좋아한다. 기존의 교황들보다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려는 그의 인감됨이 뛰어난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 감동을 준다. 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요한 23세 교황 지구본'을 우리나라의 한지로 복원한다고 한다. 일본의 화지가 널리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우리나라 한지가 천 년을 넘어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 목판인쇄물 '무주정광대다라니경'에서 이미 한지 (닥종이)의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일본처럼 우리도 한지의 우수성을 좀 더 열심히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음을 새삼 느끼며 한지와 관련된 생산업자들의 경영난 등의 제도적인 보완도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끊었지만 매일 집으로 오는 신문에서 가장 먼저 보았던 것이 신문의 1면을 차지하는 헤드라인 뉴스가 아니라 현실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을 그린 삽화다.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는 '대한민보'의 창간 취지를 압축한 스물여섯 살의 이도영 화가의 밑그림에 이우승이 목판화에 새긴 그림이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시대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하여 그려낸 삽화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등불 같은 조국의 모습을 백성들이 쉽게 느끼고 알 수 있도록 그려낸다. 친일파친일 내각의 모습을 비판 풍자하고 속 시원하게 해주며 이어오다 '천리견추호'라는 만화를 끝으로 폐간 당한다.


이외에도 복원되지 못한 돈의문, 이만기, 강호동 등의 씨름꾼들이 인기가 생각나는 우리의 전통 놀이 씨름, 호폐, 지방마다, 집안마다 맛있게 만들어 마실 수 있었던 전통주, 대형 공연장에서 어쩌다 한 번씩 보게 되는 궁중 악기 편경, 전화 등 역사 속 이야기는 미처 몰랐던 것이 나오면 신기하고 알던 이야기는 반갑게 읽게 된다. 이 시리즈는 읽을수록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의 진면목을 다시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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