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 전2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이기적 유전자'로 잘 알려진 현존하는 위대한 과학자 중 한 사람 리처드 도킨스의 인생을 담은 회고록이다. 올해가 '이기적 유전자'가 세상에 나온 지 40년이 되고 또 하나의 저자의 뛰어난 작품인 만들어진 신'이 출간된 지 1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고 한다. 솔직히 저자의 이름과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는 얼핏 들은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저자의 책을 직접 읽어 본 것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회고록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학창시절부터 과학을 어렵다고 느끼던 사람으로서 주위의 평판에 이끌려 책을 선택했지만 내가 이 책에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 무색하게 저자의 조상부터 그의 책들이 세상에 나오고 그런 과정에서 뛰어난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담겨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1권은 리처드 도킨스의 조상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어릴 적부터 괴짜로 보였던 식물학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던 아버지와 그림 등 예술적인 남다른 어머니가 전쟁으로 인해 서둘러 결혼을 하고 케냐에서 리처드 도킨스를 낳는다. 행복한 기억이 가득하다는 어머니의 회고와 달리 리처드는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을 갖는데 이웃집에서 메시지를 전하러 간 이웃집에서 사자를 만나고, 사실 전갈에 쏘이는 것이야 아프리카니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의사에게 주사 맞은 이야기는 살포시 웃음을 짓게 하는 이야기다. 케냐가 아니면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식물과 접하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된다. 어린 시절에는 잘 속는 편이었다고 밝히며 숨바꼭질하다 요술을 부렀다는 이야기에 속는가 하면 사람처럼 개들도 그들만의 행복한 사냥터로 간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순진하고 귀여운 아이였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5살 나이에 이웃집 아줌마가 운영하는 아주 작은 탁아소에 들어가고 7살에는 지금은 독재국가인 짐바브웨이의 이글 스쿨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아이들이 끝이 없는 잔인함을 직접 목격하기도 하고 유령을 무서워하며 기괴한 상상력의 나래를 펴는가 하면 혼자서 비행기로 여행을 한 적도 있다니 나는 성인이 된 지금도 비행기를 타고 여행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데 7살의 어린아이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아버지에게 생각지도 친척으로부터 부기에 부동산을 물러 받으며 영국에 정착을 하게 되고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는데 공작실에 대한 아버지의 욕구로 인해서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흥미가 없기에 토스트를 해먹고 앨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듣고 그를 숭배했으며 양봉 클럽에 들어 벌에 쏘이면서도 벌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저자의 학업성적이 다소 떨어지지만 훌륭한 교사에게 튜터(개인지도)를 통해 저자의 인생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 옥스포드에 입학하게 된다. 생화학을 전공 신청했지만 거절당하고 동물학으로 제안 받는데 이것은 제대로 된 선택이었다. 동물학은 그의 흥미를 완벽하게 끌어내며 열정적으로 매달리게 만든다. 옥스포드에서 그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조언자 마이크 킬런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자신이 경험했고 본인 또한 튜더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튜더에게 지도받기 위한 다양한 질문들이 예로 거울, 승려 문제는 문제를 재구성하는 기법의 가치와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 나온다. 우리나라 대학도 이런 방식의 면접을 볼까 싶은 생각도 들고 면접 지원자들에 대한 애정을 담고 도와주려는 모습에서 권위가 아닌 배움을 함께 나눌 사람으로 인정하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진다.


 

병아리가 물을 마시는 동안 그 눈높이를 시간으로 나타내고 가상의 모형을 떠올리며 수학적 예측을 이끌어내고 그 다음에 실험으로 예측을 반증하고 확인하려는 충동 문턱값 모형을 정교화 한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는 이해하기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을 통해 오케스트라 충동 문턱값을 저자의 최초의 발표 실험은 생각지도 못한 곤경에 빠지지만 이를 바로 잡아줄 고마운 사람 마이크 킬런을 만나는 계기가 된다.

 

귀뚜라미가 노래를 부르게끔 만드는 연구를 잠시 중단하고 네 사람의 지대한 영향을 받아 쓴 저자의 최초의 책 '이기적 유전자'를 쓰게 된 계기와 유전자가 세대를 거치면서 스스로의 집을 짓는 이기적인 존재라고 설명한다. 세상에는 시대를 거쳐 살아남은 유능한 유전자만이 채워지고 살아 남는데 필요한 유전자와 이에 협동하는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 편집자 마이클 로저스의 강력한 출판제의 의해  두 번의 정서본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밈' 새로운 복제자로 유전자를 이끌어내며 인간의 문화를 새로운 원시 수프란 생각을 하는데 넓은 의미에서 모방이라고 할 수 있는 '밈'의 개념을 생각해낸다.

 

 

1권을 덮으며 이런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살짝 드는 튜터와 친구가 기숙사에서 이성과 있다가 한 선생님에게 들켰는데 그 나이 또래의 남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행동이라 너그러이 포용하는데 이 친구가 세계 최고의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가 되었고 그 선생님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만들었다는 글을 보며 이런 너그러운 좋은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행복한 학창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유전자는 어떤 의미에서 불멸이다. 유전자는 세대를 거치면서도 계속 살아남고, 부모에서 자식으로 전달될 때마다 뒤섞인다. 동물의 몸은 유전자가 임시로 머무는 장소일 뿐이다. 유전자가 그 이상 생존하려면, 최소한 동물이 번식할 때까지는 그 몸이 생존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유전자는 다른 몸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 생략~~   -p339- (1권)


2권은 옥스포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능력의 차이와 저자가 효과를 경험한 튜터로서 개인 지도를 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친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인물과 만나는 파나마해협의 한 섬에서 밀림의 다양한 생명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일상의 기분전환을 하고, 효용만을 극대화된 유전자의 생존에 대한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은 동물, 사람 모두 행동과 발달에 의한 결정 모두 경제적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저자의 연구에 힘을 실어 줄 인물들이 함께하며 벌 연구도 하고, 여러 강연회에 초청되어 뛰어난 인물들을 만나고  강연도 한다. 어린 여자아이가 자발적으로 손을 들고 실험에 참여하고자 했던 이야기나 어두운 유머와 심오한 철학을 가진 이야기를 읽어 줄 덩치 큰 지원자 사실 이 남자는 나중에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화가이자 배우며 예술가인 그의 아내 랄라 워드를 소개시켜주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진 크리스마스 강연은 저자의 유머 감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다.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텔레비전에 나오며 10년 후 과학의 장벽을 깨뜨리다를 해설자로 나서며 다시 텔레비전에 출현하며 또 십 년 후 텔레비전에 출연하며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무신론자로 알려진 저자가 '만들어진 신'은 과학책이지만 충분히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약의 내용과 인간의 원죄라고 알려진 선악과 사과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나 역시도 신은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인자한 인상을 풍기는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전화를 받고 낡은 그의 차를 타고 농사꾼의 점심을 먹은 이야기 역시 즐겁게 보았다.  

 

 

거짓 기억 증후군... 거짓말을 진심으로 사실로 믿는 자기기만에 빠지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이고 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거짓 기억을 일부러 심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뇌가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직업 두 가지 기억을 하나로 합쳐 버리는 것으로 저자 역시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있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와 자코브도 저자의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과 아주 흡사하게 표절... 작년에 우리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문화계의 표절시비를 연상시키는 글이라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들도 저런데 평범한 나 같은 사람들은 더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살짝 들었던 이야기다.

 

 

 

 

저자가 자신의 책에 담겨진 이야기를 간략하게나마 풀어낸 이야기와 가족, 아내, 자신이 너무나 존경하고 따라가고 싶은 찰스 다윈의 이론과 뛰어난 지식인들과의 만남과 함께 한 이야기가 저자만이 가진 재치와 유머, 부드러운 듯 꿰뚫어 보는 뛰어난 통찰력, 박식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회고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은 오래간만에 무척이나 재밌게 읽은 자서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꽤 있고 다소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도 있어 다시 한 번 더 읽어보며 리처드 도킨스가 대중 과학서를 대표하는 인물인지 음미해 볼 생각이다. 선조부터 풀어낸 1권도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2권 중반을 넘어서며 저자의 책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풀어낸 이야기들이 호기심도 자극하고 재밌게 다가와 저자의 다른 책들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옆나라 일본에는 저자가 간 적도 있는데 기회가 되면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도 있기에 우리나라를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나는 그동안 소설의 역할이 좀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19세기 사람들은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의문을 얻고 싶을 때 소설을 읽었습니다. 돌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를 읽었죠. 그러나 요즘은 누구나 그런 주제에 대해서 소설가보다 과학자에게 들은 말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나는 독서에서 뭔가 진실되고 확실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는 과학책을 보고, 가벼운 기분 전환을 위해서는 소설을 읽는 편입니다.        -p19~20- (2권)


<확장된 표현형>은 과학일까, 철학일까? 사실은 둘 다다. 이 책은 틀림없이 과학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철학이 갖춰야 할 것, 그러나 실제로는 간헐적으로만 갖춘 것을 갖춘 책이다. 철학이 갖춰야 할 것이란 바로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애매한 것이나 오해된 것을 명료하게 밝히고, 우리가 이미 안다고 여겼던 주제를 새롭게 바라볼 방법을 알려주는 꼼꼼한 논증이다.    ~~ 생략~~~                       -p449, 450-  (2권)


"동물이 현재 모습이 된 것은 그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p487- (2권)


<만들어진 신>에는 통계적 불가능성이라는 중심 논증 외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종교의 진화적 기원, 도덕성의 근원, 종교 경전의 문학적 가치, 종교에 의거한 아동 학대를 다룬 대목도 있다. 가끔 이 책을 성마르고 거친 비난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오히려 유머 있고 인간적인 책이라고 여기고 싶다.   -p564-  (2권)


성경을 문학으로 읽을 이유는 많다. <만들어진 신>에서도 말했지만, 서구 문화는 성경과 워낙 긴밀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성경을 모르고서는 수사를 알아들을 수 없고 서구 역사를 이해할 수도 없다.              -p578-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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