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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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55 사이즈에 48kg이 평균 체중인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우리들... 특히 여성들은 이제는 자신도 모르게 이 사이즈와 체중에 자신을 맞추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구하고 있다. 美가 모든 경제활동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해서 여성뿐만 아니라 이제는 남성들 역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열심이다. 오죽하면 남성 화장품 시장과 옷, 피부맛사지샵 등이 점차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이렇듯 美를 중심으로 한 사업이 성행하는 가운데 여성들은 같은 여성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더 들어내고 있다. 여성이 적은 여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성인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날카로운 잣대와 적대감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새삼 돌아보게 된다. 김영사에서 나온 나오미 울프의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는 많은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쫓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배경을 날카롭게 꼬집은 작품이다. 나 역시 여성이라 겉으로는 쿨한 척 하지만 내심 이왕이면 예쁜 것이 좋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기에 관심이 간 책이다.

 

 

예쁘고 날씬한 몸매와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여성들이다. 자신이 가진 선천적인 신체적 특징을 아름다운 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관념에 익숙해져서 자라고 추구한다.


1970년대에 일어난 남성처럼 여성들도 자신이 갖은 욕망과 권리, 기회의 평등을 가질 수 있으며 여성으로서 여성의 특징을 갖추고 사회적∙정치적 운동... 억압받는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추구하는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많은 여성들이 스스로의 권리, 자유, 자유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고 높은 성과를 이루었다. 허나 여전히 페미니즘에 반발하는 아름다움의 신화 속에 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이런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남성들이 만든 제도와 권력 속에서 아름다움을 강요받고 있는 여성들은 자신이 아름다움의 신화 속에서 살고 있다는 인식조차 하고 아름다움을 쫓고 있다.

 

 

베티 프리단은 그의 책에서 미국 내 많은 주부들이 정체성 결여와 목적 목적 부재로 인해서 교묘하게 숨어든 마케팅의 전략에 함락되어 그들 스스로 가정용품의 소비자가 되도록 조종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간이 흘러도 계속적으로 심리적 부가가치를 더하여 지식과 기술의 문제와 동일시 되도록 유도하여 가정용품보다 다이어트 제품과 피부 노화 방지 크림에 더 많은 돈을 쏟아 붓고 그래야 자신이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름다움이란 인식을 갖게 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백화점 1층을 점령하고 있는 것이 화장품 제품들이다. 그만큼 많은 여성들이 아름다워지고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비싼 성유 제품 구입에 기꺼이 많은 돈을 쓴다. 예전에 가끔씩 비싼 화장품과 싼 화장품의 성분비교 결과 크게 효과 면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던 기억이 있다. 허나 소비자... 화장품을 구매하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비싼 값을 주고 산 화장품이 그나마 나은 효과를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증명된 결과보다 심적으로 효과를 누리게 되는 면도 있어 고가 화장품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도는 결코 그 제품들이 어려 보이는 효과도 나이 드는 것도 피할 수 없지만 계속 될 것이다.

 

 

 

아름다운 여성에게 더 큰 성적 욕망을 느낀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허나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여성이 여성으로서 아름답고 성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재도 어려움이 많다. 남성중심의 성적 판타지와 생각들이 여성들에게 주입되고 있는 면도 크다. 여성이 만족하지 못한 성생활을 하고 있고 법의 규제나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젊은 남성들이 성범죄에 해당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여성은 여성 그 자체로 아름답다. 우리는 스스로의 성을 사랑하고 자신의 신체가 가진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고 여겨야 한다. 남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도구로서의 여성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성적 아름다움은 남녀가 똑같고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나이 드는 나의 몸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여성들이 많다. 나 역시 중년에 들어서면서 새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두렵다기 보다는 조금 천천히 변화가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주름, 이목구비, 몸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데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꺼이 거금을 투자해서 주름을 없애고 지방을 흡입하고 할 수 있는 수단방법을 동원하여 예뻐지고 젊어지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모습은 나이를 먹은 여성뿐이 아니라 젊은 여성들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나 젊은 사람들은 먹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거식증 환자가 늘고 있을 정도로 마른 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서양여성들보다 체중미달에 해당하고 정상체중에 대한 기준이 아주 엄격하다고 한다.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다이어트업체나, 의료기관의 선전 등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된 인식이 이제는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고 있다. 하루빨리 여성의 몸은 마른 것이 하나의 증상에 불과하며 마르고, 뚱뚱한 것 모두 아름다운 몸이란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도 TV이나 기타의 매체를 보면 가장 많은 광고가 다이어트제품과 미용성형에 관한 광고일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성형수술의 발전으로 인해 어린 나이의 학생은 물론이고 나이든 어른들까지 예뻐지고, 젊어지기 위해서 성형병원을 찾는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다. 무조건 다른 사람들의 눈에 예뻐 보이고, 젊어 보이고 싶은 욕구가 그들을 병원으로 이끈다. 시간이 흐르면 나이를 먹고 자연스럽게 세월의 흔적이 얼굴과 몸에 남는 것이 당연하다. 허나 우리는 이 자연스러운 현상을 거부하고 싶어 한다. 이익을 쫓는 기업과 사회가 여성의 아름다움은 젊음과 미모에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문제란 생각을 새삼 든다. 이제는 여성 스스로 나이를 먹고 세월에 따라 일어나는 몸의 현상들에 자연스럽게 대응할 필요가 있고 즐겁게 받아들이는 준비가 필요하다.

 

 

 

                                                                                            


 

아름다움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름다움이라고 규정지어진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그것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 여성이 여성으로서 같은 편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화해할 필요가 있다.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으로부터 생기는 폭식증, 거식증, 다른 여성에게 들어내는 적대감 등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여성들도 남성들처럼 같이 모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활동하며 유대감을 쌓아야 한다. 스스로 자신감을 찾고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며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여성으로 자라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름다움의 가상의 무기에서 자유로워지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같은 여성들끼리의 도움이 절실하다. 남성들의 욕망을 위해 아름다운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가진 아름다움을 경쟁적이지 안는 것으로 보고 받아들이는 움직임을 가져야 한다.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은 아름다움의 신화 속에 갇혀 있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여러가지 관점에서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우리에서 추구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라고 좋을 정도로의 성형열풍, 사회적으로 문제로 인식되는 거식증, 폭식증, 남성중심의 관점에서 보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여성 스스로 빠져 아름다워지기 위해 추구하는 여러가지 모습, 들어내 놓고 말하기 쉽지 않은 여성의 성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어 재밌게 읽었다. 마냥 재밌게만 읽을 수 없는 읽다보면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진정한 여성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여성 스스로 어떤 것을 보고 추구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한 세대 전에 저메인 그리어가 여성에게 "무엇을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래서 여성이 한 것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혁명을 낳았다. 여성 개인으로서, 전체 여성으로서, 이 행성에 사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는 우리가 거울을 볼 때 무엇을 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여성이여, 무엇을 보겠는가?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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