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놓지 마
미셸 뷔시 지음, 김도연 옮김 / 달콤한책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여름에는 냉장고에 시원하게 넣어둔 달콤한 수박을 먹으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것이 최고의 피서라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피서법을 즐겁게 해 줄 '그림자 소녀'와 '검은 수련'을 통해 프랑스 장르 소설이 재밌다는 것을 알게 해준 미셸 뷔시의 신작 '내 손 놓지 마'을 읽었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 더없이 행복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가족이 프랑스 해외령인 아름다운 섬 레위니옹 섬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호텔 방에 잠시 다녀오겠다는 아내가 흔적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을 다룬 이야기가 시작부터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리안과 마샬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바다위에 떠 있는 아름다운 휴양지 레옹니옹 섬에서 귀엽지만 깜찍한 여섯 살 딸 조세파... 애칭 소파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영장에 남편과 딸을 남겨두고 호텔방에 잠시 간 아내가 나타나지 않자 남편 마샬 벨리옹은 아내를 찾으러 호텔로 향한다. 호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 호텔방에 들어가지만 방안에는 알 수 없는 격렬한 흔적만이 남아 있고 아내와 아내의 물건이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들은 범인은 가까운 사람일 경우가 높기도 하고 호텔 직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가지로 너무나 의심이 가는 남편 마샬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생각한다.


의심은 가지만 자유롭게 행동하게 놔둔 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사라진 부인의 남편 마샬이 딸 소파와 함께 자취를 감춘다. 설마 했던 의심은 범인이란 확신으로 굳어간다. 별 볼일 없는 인물이 살해되어 발견되자 더욱 마샬을 빨리 검거하려고 노력하지만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소파는 아빠 마샬이 무섭다. 빨리 엄마를 만나고 싶지만 아빠는 엄마를 만나러 간다면서 자꾸 의심스런 행동만 한다. 그들이 잠시 들어간 집에서 소파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면서 아빠가 무섭고 두렵다.

 

탐정과 같은 호기심과 사건의 교묘한 어긋남을 잡아내는 인물이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솔직히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여긴 인물로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나와도 괜찮겠다는 느낌을 주는데 하필이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온전히 알기는 어렵다. 내 손톱 밑에 박힌 작은 가시의 고통은 크게 느끼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도 상대가 당한 상처, 고통, 상실감은 이해는 되어도 피부로 와 닿는 경우는 드물다.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것이 집착이고 소유욕이라면... 상대를 향한 잘못된 고집과 행동이 씻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신과 상대방... 모두의 잘못이지만 상대에게 화풀이를 하고 싶다.


달력이나 사진으로 보았던 아름다운 휴양지의 모습을 가진 섬에서 행복하게 보이는 부부에게 일어나 사건, 관광객을 상대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서로 비교되어 섬뜩하고 흥미롭게 느껴진 이야기다. 매년 책에 나온 근사한 휴양지로 휴가를 계획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떠난 적이 없어서 휴양지가 가진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며 읽어서인지 더 재밌게 다가온 책이다. 무더위로 짜증이 나는 날에는 역시나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이 딱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심장이 옥죄였다. 마음이 약해져선 안 된다. 움직이자! 소파를 데리고 도망쳐야 한다. 모든 걸 망치진 말자. 지금은 아니다.            -p79-


미쳐가는 게 틀림없었다. 이 도주 때문에 내면에서 잠자던 악마들이 모두 깨어난 듯했다.          -p86-    


'그게 인생이지! 그게 삶이라고, 마샬! 우리를 영원히 이어주는 게 이런 일상이야. 오래도록 함께 사는 부부는 다 이렇게 살아.'         -p100-


"모든 게 연결돼 있어. 폭력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거든. 모든 폭력에는 원인이 있는 법이야."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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