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고명 옮김 / 예담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이다. 책, 애니메이션은 많이 보았을 정도로 좋아했다. 너무나 좋아하는 빨간 머리 앤의 저자 몽고메리의 로맨스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내심 많이 궁금했는데 '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은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일러스트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다. 앤처럼 똑부러지는 성격은 아니지만 '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의 주인공 밸런시 스털링은 1년이란 시한부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렇게 살기 위해 용기를 내어 나아가는 성장 로맨스로 읽는 동안  따뜻함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책이다.


한 번도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 스물아홉 살의 노처녀 밸런시 스털링... 스털링가 사람들은 친인척끼리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의 모든 것을 일일이 간섭할 정도로 친밀하다. 성장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밸런시는 엄마를 비롯한 집안 친인척의 온갖 관심과 관섭에 묵묵히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집안사람들의 원하는 모습대로 순종하며 자신안의 목소리를 외면한다. 헌데 가슴의 통증을 느끼자 병원을 찾았다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받고 놀란다. 이 모든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는 절대 비밀에 붙이고 그동안 자신을 억누르며 참았던 일들에 반기를 드는데....

 

 

 

 

스털링가 사람들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좋지 않은 눈초리를 받는 고성방가 에어벌의 집을 찾아 아픈 그의 딸을 기꺼이 도와주기 시작한다. 밸런시의 이런 행동은 집안사람들에게 있어 충격적인데 밸런시는 월급을 받자마자 그녀가 스털링가 사람으로 계속 숨죽이며 지냈다면 절대 하지 않을 물건을 구입하고 그것을 입고 끌리는 남자가 알려준 곳에 간다.


자신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상황이 되어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집 대신  밸런시는 마을에 흉흉한 소문을 몰고 다니는 남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는데....


'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이 나온 지가 100년도 넘었다. 지금이야 여성이 원하는 인생을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지만 100년 전에는 여성은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부수적인 존재에 불과했다. 남성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사회관습과 분위기상 자신의 능력을 들어내지 못하는 일이 더 훨씬 더 많았다. 밸런시 역시 한 번도 이성의 호감이나 눈길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스물아홉 살의 노처녀로 심장에 이상이 생기지만 않았다면, 시한부 선고를 받지 않았다면 스털링가 사람으로 엄마의 구박을 들으며 자신을 들어내지 않고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변해도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사랑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삶을 밸런시를 통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스토리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빨간 머리 앤의 느낌과는 차이가 있지만 앤과 닮은 듯 다른 밸런시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달콤한 나의 블루 캐슬' 100년 전에 쓴 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충분히 재밌고 사랑스런 책이란 생각이 든다. 반전까지는 아니지만 혹시 한 의문의 인물도 맞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이 즐겁게 느끼며 읽었다.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한 독자라면 좋아할 거란 생각이 든다.


밸런시는 질투를 한 것도, 이기적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크든 작든 자신의 모래성이 있었으면 했을 뿐이었다.    -p76-


'침묵하며 30분을 함께 앉아 있어도 지극히 편한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으니 부질없는 노력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p194-


"이 세사에 자유 같은 건 없어. 다양한 종류의 구속이 있을 뿐이지. 정도의 차이가 있는 거고. 지금 당신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구속에서 벗어났으니 자유롭다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정말 그럴까? 다인은 날 사랑하는데 그것 역시 구속이야."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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