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 좋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간직한 사람은 조금 버겁고 힘들 시간이 있어도 좋은 추억들로 인해 버틸 힘이 생긴다. 추억을 가장 잘 담아두는 방법이 무엇일까? 가슴에 담아두는 것도 좋지만 사진 속에 소중한 추억의 한 장을 담아두는 사람들이 더 많다. 미카미 엔의 신작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사진관을 통해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이 흘러도 옛 모습을 간직한 장소에 가면 왠지 마음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짐을 느끼게 된다.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의 주인공 마유는 어린시절부터 자신이 마음으로부터 좋아하는 사진에 관심이 가고 좋아한다. 니시우라 사진관의 주인이었던 외할머니 니시우라 후지코의 영향으로 사진기를 처음 접하고 내성적이었던 성격도 바뀔 정도로 사진과 사진기는 마유에게 커다란 영향은 끼치지만 가장 친한 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실수를 하면서 사진기를 놓고 내성적인 예전의 마유로 돌아간다.


사진을 멀리했던 4년의 시간이 흐르고 니시우라 사진관의 주인인 외할머니 니시우라 후지코의 죽음으로 어쩔 수 없이 옛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진 그곳을 찾는다. 더 이상 사진관을 이어갈 사람이 없기에 영업을 종료하며 내키지 않았지만 찾아가는데 소설가인 엄마의 갑작스런 일로 인해 혼자서 사진관을 정리하며 미수령 상자를 발견하면서 사진 속 인물들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야기가 담백하게 전개된다.


너무나 똑같은 남자의 사진 속 비밀을 담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너무나 좋아했던 친구의 사진을 소수의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그 파장이 생각지도 못하게 커지면서 상처를 주게 되고 그로인해 친구와 이별하게 된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삼촌의 도움을 받았지만 절도죄를 저지른 이야기, 처음 이야기의 사진속 비밀은 전혀 의외의 진실을 담고 있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저자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재밌게 읽은 독자라 다음편이 언제 나오나 기다리는 독자다. 좋아하는 작가라 신작에 대한 기대가 있다 만난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은 앞서 읽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과는 다르지만 오래된 사진, 사진관을 통해 풀어가는 이야기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크게 반전은 없지만 그것을 감싸안는 담백한 이야기가 책장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쭉 읽게 만든다. 미카미 엔의 저력이 느껴진다는 느낌과 함께...


요즘은 사진을 핸드폰으로 주로 찍는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여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USB에 저장하여 생각이 나면 컴퓨터를 이용해 보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다. 나 역시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추억이 깃든 인화한 사진 한 장은 그 옛날 추억 속으로 나를 시간여행 시켜준다.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은 오래된 사진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담백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즐겁다.


고양이에게 인간이라는 생물은 '발' 그 자체였다. 발끝의 움직임이나 소리로 지금 무엇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p7-


오른쪽에서는 파도 소리가, 왼쪽에서는 인간의 발소리가 들렸다. 같이 살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바다에 가봤자 찬바람만 맞을 뿐이겠지. 왼쪽으로 꺾어 걸음을 옮겼다.            -p8-


마유는 신기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이 사람은 자신과도 루이와도 친하지 않다. 아무 관련도 없었다. 도리어 이런 사람에게라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88-


어째서 이 사진관에 고양이가 있는 것인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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