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피헤드
마크 빌링엄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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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이코패스'하면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시달렸거나 아픈, 안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성장하여 나타나는 현상처럼 느껴진다. 헌데 마크 빌링엄의 톰 쏜(Tom Thorne) 시리즈 1권이 '슬리피헤드'의 범인은 스스로 너무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성장했다고 밝힌다. 솔직히 그가 밝히는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 보기에... 읽기에 따라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지만 사고가 가져온 아픔을 간직한 내면의 상처가 연쇄살인마의 모습으로 표출되는 모습이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지... 과거의 악령에 시달리고 냉소적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감성을 가진 톰 쏜 경위의 모습을 보면 안쓰러움이 있는 반면에 한 편으론 매력적이란 생각도 들지만 유머 감각을 갖춘 독특한 캐릭터란 생각이 든다. 최고의 영국 추리소설에 작가의 작품답게 매력적인 생각이 드는 작품 '슬리피헤드'...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단숨에 빠져들어 읽은 작품이다.


연쇄살인범은 스스로가 잘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의학적 지식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담는다. 가까운 사람을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스스로 깨우친 방법에 너무나 자만하고 너무나 쉽게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오는 피해자.. 여성들에게 가소롭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살인을 저지른다. 그가 저지른 살인에 톰 쏜 경위는 갈팡지팡 한다.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범인이 나 여기 있다고 광고하지 않는 이상... 범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유력하다고 믿어지는 인물이 있고 앞뒤 정황상 충분히 범인이란 확신이 들기에 자꾸만 더 범인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역시 그러하다. 내면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내면을 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눈에 보이는 외적이 것이 먼저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면을 유추해 보는 경향이 없지 않다. 정황상 범인이라는 요건을 너무나 갖춘 인무로 인해 톰 쏜 경위가 겪는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범인은 겨우 목숨을 부지한... 아니 피해자... 범인이 원하는 형태로 피해자의 모습을 가진 앨리슨 윌렛을 통해 쾌감을 얻는다. 그가 원하는 것이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범인의 입장에서 볼 때... 스스로의 아픔을 이야기할 때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줘야 할 거 같지만 방어능력을 상실한 여인을 향한 행동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이코패스란 생각이 든다.


스토리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톰 쏜 경위와 범인에 대한 의심쩍은 것을 발견한 제임스 비숍과 그와 과거 한때 연인으로 지냈던 앤 코번 박사.. 그녀가 너무나 이혼을 원하는 남편과 딸 레이첼.... 앤은 중요한 시험을 앞둔 열여섯 딸 레이첼로 인해 힘들다. 사춘기 부모는 어느 나라든 다 똑같다는 느낌을 준다. 딸을 향한 마음이 복잡 미묘한 앤 박사의 마음이 같은 학부모인 나는 이해가 충분히 되고 그녀가 전남편... 이혼을 결심한 남편을 멀리하고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 톰 쏜 경위에게 끌리는 마음은 이해가 된다.


톰 쏜 경위는 그동안 미스터리 소설에서 보아왔던 주인공의 인물과 별반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가 가진 유머는 책을 읽는 동안 계속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솔직히 어둡고 쓸쓸한 이미지의 남자 주인공을 보아왔기에 톰 쏜처럼 유머러스한 인물... 솔직히 영국식 유머가 낯설어 처음에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가 뒤로 갈수록 그가 가지 유머가 다가오면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캐릭터다. 톰 쏜 시리즈는 한 권의 책으로 끝나지 않는다. '슬리피헤드'의 가해자가 호흡기를 이용해서라도 원하는 병원으로 피해자를 데려가고 싶은 이유가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지만 솔직히 그의 마음을 100% 이해한다거나, 피해자가 불쌍하다는 느낌은 없다.  톰 쏜 경위 역시 끊임없이 과거의 악령, 망상 속에 빠져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가 가진 캐릭터는 분명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의지로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인물이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죽도록 힘들다. '슬리피헤드'의 피해자는 자신이 정신이 들었지만 단절된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려 애쓴다.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로 인해... 솔직히 개인적으로 톰 쏜 다음으로 이 캐릭터가 가장 흥미로웠다. 범인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위험에 노출된 인물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세상을 이해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버거움이 있기에....


'슬리피헤드'속 주인공 톰 쏜을 비롯해 인물들은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다. 주인공 톰 쏜만 하더라도 과거의 악령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방황하며 그로인해 술독에 빠져들어 있다. 이런 인물이 나와 가까운 관계라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영국이고... 유머를 잃지 않은 매력적인... 보는 사람에 따라 못생긴 인물로 표현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충분히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란 생각이 톰 쏜에 빠져들 수 있단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 때보다 책을 덮은 지금 톰 쏜 시리즈를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비틀어 생각해보면 어쩌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범인에 대해 유추해 보게 되는데 슬리피헤드에서는 범인에 대한 명확한 모습은 없어도 충분히 범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에 잘못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책이지만 톰 쏜이란 인물이 주는 매력에 빠진 즐거운 시간이었고 묻지마 범죄와 같은 흉악한 범죄가 일어나며 불안함을 느끼게 되지만 락트인 신드롬, 인간적인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다. 나름 재밌게 읽었기에 저자의 다음 작품 기대된다.  

 

 

 

 

그녀는 더 이상 바보 같은 어린애가 아니다. 그래서 그가 그녀를 원하는 것이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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