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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독일 ㅣ 세계를 읽다
리처드 로드 지음, 박선주 옮김 / 가지출판사 / 2016년 7월
평점 :

알고 떠나는 여행과 모르고 떠나는 여행은 너무 큰 차이를 갖게 된다. 나 여행을 떠날 때 여행지에 대한 인터넷 정보와 가이드북, 에세이 책을 위주로 보고 참고한다. 이 정도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항상 아쉽다는 생각이 늘 갖고 있기에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던 차에 도서출판 가지에서 나온 세계를 읽다 시리즈는 인문학을 통해 나라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반가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들과 함께 좀 긴 난 칠십일 아들은 석 달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하며 즐겁게 기다리는 중이다. 여행지는 난 재작년에 친구들과 다녀온 적이 있지만 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동유럽과 스페인을 여행지로 선택했다. 작년에 서유럽 여행시 뮌헨을 넣어 6일을 있으면서 정말 원없이 걸어 다녔다. 보통 하루에 5~7시간 정도를 걸어 다니며 돌아보았는데도 생각 외로 놓친 곳이 많은 곳이 뮌헨이었다. 한마디로 무엇인가에 홀려서 다닌 여행지로 올 가을 여행은 독일을 첫 나라로 시작한다. 작년에 간 적이 있는 뮌헨은 물론이고 독일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와 20일 이상 체류하며 여행을 할 생각이라 더욱더 볼거리, 먹을거리 등 간단한 정보 위주의 가이드북이나 에세이도 좋지만 독일을 좀 더 깊이 들어간 책을 찾던 중 발견한 세계를 읽다 시리즈 독일편이 그래서 더 끌렸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있는 독일이지만 정작 독일인은 그들을 이방인으로 여긴다니 의외였다. 우리도 혈통을 중요시하는 민족인데 우리보다 더 혈통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진 민족이란 생각이 든다. 낳고 자란 사람보다 혈통으로 이어진 사람만을 독일인으로 친다니... 전체인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들이 이방인으로 여겨지며 사는 것에 느낌이 어떨지 살짝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두 번의 전쟁에서 커다란 패배를 당했기에 독일인이 느끼는 감정 역시 아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허나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그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란 생각이 있고 실제 그들은 기꺼이 그 짊에 최선을 다하였고 지금도 노력하지만 그 마음이 온전히 선의는 아니란 생각이 드니... 그럼에도 의외로 유대인이 많이 거주한다는 것이 놀랍다. 항상 독일을 떠날 거라며 말을 하는 상당수의 외국인... 이들을 손님 노동자로 불리고 있고 시간이 흘러도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독일이란 나라가 가진 경제기반과 독일인으로 인정받지 않아도 그들을 인정하고 똑같이 대우해주는 여건 차별이 없는 정책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은 사람이 많은 우리는 선의의 거짓말을 곧잘 한다. 허나 독일은 거짓말은 커녕 직설적인 표현으로 상대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머뭇거림이 없이 눈을 보고 상처가 되더라도 진실하게 말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기에 독일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에 대한 토론은 불편하게 여기며 자신감이야말로 성공의 가장 큰 열쇠로 생각하는 독일인... 그들의 언어 독일어는 프랑스 사람들이 자기 나라 말을 최고로 치는 것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독일에서 뿌리 내리고 생활하고 싶다면 독일어를 필히 습득해야 한다.
재밌다고 생각했던 것은 생일을 맞은 사람이 주위 사람들을 간단하게나마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일에는 대접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와 다른 관습이 흥미롭게 여겨졌으며 동독과 서독이 통일 되었지만 서로를 폄하하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경제적 기반으로 인해 동독은 동독대로 서독은 서독대로 서로가 가진 문제점을 조금씩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는 전혀 통일에 대한 기반 자체가 미약하기에 통일이 되면 독일보다 남북이 훨씬 더 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통일이 되는 것이 좋은 일처럼 생각되지 않는다. 다행이라면 공장을 무수히 세운 동독이 환경오염과 대기오염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독일이 인적자원을 중요시 여기는 정책은 공부 위주의 학습만을 우선시 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볼 때 부럽다. 철저히 몸에 밴 계획적인 삶과 타인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그럼에도 같은 주택에 사는 사람들끼리는 꼭 인사를 잊어서는 안 되는 모습, 노출에 대한 자유로운 행동과 낯선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보여주는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 재밌게 다가온다.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지는 마약류에 대한 허용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며 한 번씩 TV이나 매체를 통해 신나치주의와 같은 과격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 역시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지역적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독일인의 친구가 되고 그들 속에서 인정받고 살고 싶다면 '두 모임'에 가입해야 한다. 볼거리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독일 여행을 위해 우리도 열심히 예약사이트를 찾았던 옥토버 페스티벌... 맥주축제답게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해서 내심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세계를 읽다 - 독일'을 통해 독일이란 나라에 스며들어 그들과 잘 지내고 싶다면 그들의 역사를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독일인의 특성과 관습, 집과 애지중지하는 차에 대한 생각 등을 통해 독일을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고 혼돈과 역사가 낳은 완벽주의자들의 나라란 글이 왜 쓰여졌는지 이해가 된다. 인문여행을 통해 독일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얼마 전에 영국이 유로연합에서 탈퇴를 하면서 유럽을 비롯해 세계 주식 시장을 휘청하게 했다. 유로연합의 가장 큰 기둥인 독일이 영국의 탈퇴를 어떻게 이겨낼지 궁금하지만 난 올 가을에 떠나는 독일 여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작년에 아들과 여행시 뮌헨 신시청사 [Munich New Town Hall]

아들이 특히나 좋아했던 돼지고기 넣은 빵

독일하면 맥주가 생각나는데 역시나 맥주는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