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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루의 왕관 세트 - 전2권 ㅣ 레드 라벨 클럽
임서림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궁정로맨스를 담으며 19금 소설로 나온 임서림 작가의 '적루의 왕관'... 난 '적루의 왕관'을 통해 저자의 작품을 처음 만났는데 전작 '이세계의 왕비'가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해서 관심이 갔고 19금 로맨스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내심 궁금했던 작품이다.
스토리의 시작부터 강렬하다.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한껏 멋을 부린다. 이유는 단 하나... 정부와 함께 있는 남편 아르모리아의 왕 루시어스를 만나기 위해서다. 아내 알렉산드라의 대담하고 고혹적인 아름다움에 단숨에 매료된 왕은 아내를 향해 손을 뻗는다.

열여섯 성인이 되는 아르모리아의 제1왕녀 알렉산드라를 위한 성대한 성인식이 열린다. 국왕인 아버지와 왕비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부족함 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자란 아름다운 알렉산드라는 국왕인 아버지는 갑작스럽게 조카인 키노스 대공 루시어스와의 약혼을 발표에 적잖이 당황한다. 아버지의 속마음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뒤를 이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과 소박한 행복을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버지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는 남자라면 모르지만 알렉산드리아가 사랑하는 남자는 죽은 유모의 아들 피니언을 사랑한다. 그와의 사랑은 아버지가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사랑을 위해 기꺼이 약혼자 루시어스가 솔긱할 만한 제안을 한다.

루시어스는 알렉산드라의 아버지로 인해 엄청난 고통과 슬픔을 갖게 되었기에 복수의 칼날을 품고 있다. 죽음을 넘어 도착한 곳에서 처음 만난 어린 소녀가 알렉산드라를 보며 자신의 여동생이 떠올라 감정은 복잡하다. 알렉산드라가 원하는 것을 해줄 용의가 있지만 이것마저도 복수를 위해 기꺼이 이용할 생각이다.
알렉산드라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너무나 완벽한 아버지의 숨겨진 모습에 알고 경악하며 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행동이 더 큰 불행을 초래한다. 더 이상 궁에서 버텨낼 자신이 없다. 하루라도 빨리 피니언과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다. 마침내 알렉산드라는 루시어스의 도움으로 사랑하는 남자와의 탈출을 감행한다. 허나 그녀의 탈출은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외면하고 싶었다. 아니 진실을 보려는 마음이 처음부터 없었기에 아예 눈과 귀를 막아버렸는지도 모른다. 이제서야 자신이 원하는 복수의 칼을 제대로 꽂으려는 그때 생각지도 못한 진실과 마주하며 알렉산드라는 흔들린다. 마음을 다잡고 다잡아도 자꾸만 흔들리는 마음이 두렵다.
루시어스가 보인 모든 행동들이 다른 진실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깊은 상처를 용서하기 힘들다. 알렉산드라는 결단을 내리는데....
궁정치정로맨스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19금에 맞게 과감한 성적인 표현이 곳곳에 보이는데 몇 년 전에 엄청 인기를 끌었다는 다른 책에 비해 부담감도 없어 편하게 읽었다. 사랑은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고 계속 모를 수는 없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마음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직시하게 되었지만 복수는 계속되어야 하는데....
마지막 반전이 예상과 달리 판타지적이라 좋았다. 궁정 암투극이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어 누가 승기를 잡을지 알 수 없이 진행되는데 알렉산드라, 루시어스 두 사람이 가진 복수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레드라벨클럽의 첫 번째 성인용 작품인 '적루의 왕관'... 실제로 이런 궁정치정극은 모습이 살짝 달리 역사 속에서도 있지 않았나 싶다.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진 책으로 오래간만에 성인로맨스 소설이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