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처럼 살다 - 사랑과 배신의 작곡가들, 2018 아침독서 청소년 추천 도서
나카노 교코 지음, 모선우 옮김 / 큰벗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명화를 통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독특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 나카노 교코가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의 작곡가들의 삶과 사랑에 얽힌 민낯을 흥미롭게 풀어낸 신작 '오페라처럼 살다'가 나왔다.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명화의 거짓말'을 통해 알고 있던 작가로 서양예술에 대한 시각이 흥미로워 시원한 여름에 딱 어울리는 책이란 생각이 든 '무서운 그림' 구입하고 읽기를 기다리던 차에 '오페라처럼 살다'를 만났는데 한동안 공연에 빠졌을 때 서너 찾아서 오페라를 감상했던 경험이 있어 더 관심이 간 책이다.


책에는 총 여덟 편의 오페라가 담겨져 있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직접 보지는 않았더라도 내용 정도는 대충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피가로의 결혼, 카르멘, 세비아의 이발사, 라 트라비아타, 나비부인은 물론이고 나에게 조금은 생소한 노르마, 방황하는 네달란드인, 마탄의 사수와 같은 오페라도 있다. 평소에 오페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나 같이 본 작품이 한두 편 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책을 통해 오페라 작품에 대한 짧은 설명과 작곡가들 오페라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위대한 예술작품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으며 그렇기에 오페라 작품을 어렵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뮤지컬처럼 좀 더 즐길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의 인생이든 굴곡이 없을 수 없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고통 받는 작곡가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그들의 인생에 공감할 수 있다. 40대 가장들의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비슷한 '마탄의 사수'의 작곡가 베버는 과로사한 샐러리맨의 모습을 갖고 있다는 글에 너무나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베버는 튼튼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여성처럼 느껴질 정도로 야리야리한 신체를 가졌지만 낙천적인 성격에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물로 조용하고 자신의 의지가 강한 인물이다. 오페라하면 이탈리아 오페라를 최고로 쳐주는 당시에 독일 오페라를 이탈리아 오페라처럼 알리고 싶어 할 정도로 욕망도 큰 인물로 그의 아이디어 상품인 '마탄의 사수'를 완성하고 이 오페라는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다. 허나 그의 건강은 나빠지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은 영국으로 향하게 했다. 가족들의 윤택한 삶을 위한 선택이 그의 죽음을 앞당기는 안타까운 결과를 만들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지금처럼 도로가 좋지 않을 때 그가 그냥 아내의 곁에 남았다면 우리는 좀 더 많은 베버의 작품을 만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마탄의 사수>의 등장은 독일 오페라 역사상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된다. 이 작품은 독일 오페라를 이탈리아 오페라와 프랑스 오페라처럼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선언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p51-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는 극성스런 엄마를 가진 비제는 어머니의 기대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일 오페라 '카르멘'을 완성하지만 혹평이 쏟아지는 와중에서 카르멘의 인기는 높아진다. 이후 카르멘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는 이야기에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치밀하게 계산된 카르멘은 비제의 단 하나의 성공작이지만 지금까지도 그 명성이 이어질 정도로 위대한 오페라임에는 틀림없다.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 그는 70여 편의 작품을 만들 정도로 열정적인 사람이다. 라이벌이 있으면 더 시너지 효고가 있지만 지나치게 신경 쓰면 힘들다. 경쟁자 노니제티르 신경 쓰고 작품을 만든다. 노티제티르 보다 벨리니가 더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는데 두 사람은 보수적 신사로 알려진 세비아의 이발사를 만든 로시니의 권유를 받는다. 이외에도 바그너의 작품은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소 낯설게 느껴진 '방황하는 네달란드인'의 바그너의 지독한 사랑은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이 그의 사랑이 지독한 집착일 때 만들어져서 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일찍부터 성공을 달린 오페라계의 돈 주앙이라는 '세비아의 이발사'의 작곡가 로시니... 그가 가진 영향력이 높았다는 것도 처음 알았으며 너무 이른 성공이 그의 창작 능력을 저하시켰다는 글을 보며 어려움을 겪고 살았다면 그의 뛰어난 오페라 작품을 더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신동으로 알려진 모차르트에 대한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천재성은 모차르트를 오만하게 만들고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요제프 2세 황제로 인해 더 힘들었던 모차르트의 인생이 살짝 안쓰럽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러시아를 여행했을 때 본 푸치니의 동상이 인상 깊은데 '나비 부인'은 푸치니의 대표 오페라로서 그의 작품들은 늘 관객의 사랑을 받아 일찍부터 여유로운 삶을 산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나비 부인이 탄생하는데 푸치니를 도와 줄 어린 가정부의 등장과 몇 년 후 그 가정부를 질투하는 아내... 우리나라 막장 아침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닮아 있어 푸치니의 위대함보다 더 기억에 남는 아이러니... 임종에 이르러서도 아내와의 화해를 못 이끈 푸치니의 모습이 안쓰럽다.


오페라를 좋아한 편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오페라에 관심이 간다. 아무래도 오페라를 만든 작곡가들의 삶이 예사롭지 않은 영향 탓인데... 오페라 안에 담겨진 이야기는 곧 작곡가 자신을 투영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위대한 작품을 남긴 작곡가들이지만 그들 역시 사람이기에 삶에, 사랑에 힘들고 아파한다. 그들의 삶은 다른 모습일 지라도 우리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해마다 뮤지컬 한두 번은 보았는데 올해는 오페라도 한 편 이상은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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