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어수웅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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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인 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담은 책 '탐독'...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들의 이름이 많이 보여 관심이 간 책으로 그들이 말하는 인생의 책은 어떤 책일까? 호기심을 갖고 읽게 된 책이다.


책에 나온 작가 김영하, 은희경, 정유정, 움베르토 에코, 김중혁, 조너선 프랜즌은 알고 있었다. 사회학자 송호근, 무용가 안은미씨는 이름만 들었고 영화감독 김대우, 요리 연구가 문성희씨는 솔직히 탐독을 읽기 전에는 낯선 이름이다. 아는 이름은 반갑게 낯선 이름은 어떤 분일까? 어떤 책일까? 하는 호기심을 갖게해 얇은 두께와 분량에 비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새록새록 느끼게 해준다.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가 김영하 작가는 서머스 몸의 '달과 6펜스'를 인생의 책이라고 말한다. 평범한 가장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탈주를 감행한 이야기는 김영하 작가 자신이 ROTC에 몸담았고 이런 결정은 직업군인인 아버지의 뜻을 헤아린 행동이었지만 결국에는 평범한 삶이 아닌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DNA를 가졌음을 이야기 한다.


'자유'를 알게 된 작가 조너선 프랜즌... 그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을 갖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의 청을 거절할 정도의 배짱을 가진 작가다. 알고 보면 오프라의 청을 거절했다기 보다는 자신과 맞지 않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고 현재를 가장 중요시 생각했던 작가들과 같은 작품을 쓰려고 한다.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라면 기꺼이 수용하고 살다가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자신의 꿈을 이루어낸 정유정 작가... 그녀의 신작이 얼마 전에 나와 관심이 가는데 저자의 데뷔작은 나를 비롯한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단숨에 빠져들게 할 정도로 강렬했다.

 

 

소설가로서의 삶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 중에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꽤 있다. 김중혁 작가는 뭐라도 되겠지란 다소 황당한 면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아홉 번이나 읽었으며 야한 묘사가 자신을 작가로 이끌었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항상 읽을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은 늘 쉽지 않다. 엄청난 숫자의 책을 보유한 그의 책사랑과 남다른 신념이 담긴 책 이야기는 인상 깊다. 이외에도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이지만 김대우 감독이 꼽은 로빈슨 크루소는 어릴 때 읽은 후 기억 밖에 없어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희경 작가는 자신을 객관화하여 볼 수 있는 힘을 책을 통해 얻었으며 그녀의 대표작 '새의 선물'의 소녀는 은희경의 분신이며 그녀는 글을 쓰기 위해서 카페를 찾는다. 사회학자 송호근씨는 서양의 여행기가 아닌 서양의 관한 견문록 '서유견문'을 인생을 바꾼 책으로 꼽았는데 솔직히 책의 이름도 낯설고 조선인 유학생 유길준의 책으로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요리 연구가 문성희씨는 불멸의 고전으로 불리는 숲속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간소하고 명상을 즐기는 생활을 담은 월든을 인생을 바꾼 책으로 꼽는다. 나도 월든을 읽었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는 월든의 이야기에 솔직히 큰 감흥을 얻지는 못했다. 허나 많은 사람들이 월든을 좋은 책으로 꼽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느끼며 시간을 내어 다시 읽어 볼 생각이다.


열 명의 인사들의 인생을 바꾼 책은 알고 있는 책도 있지만 '서양견문'처럼 낯선 책도 있다. 간략하게 자신의 삶과 책에 대해 풀어 놓는 이야기는 그들의 삶을 결정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했다는 느낌을 준다. 한 권의 책이 가ㅣ진 힘이 정말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좀 더 다양한 책 읽기와 책을 통해 더 나은 삶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인생에 어떤 책이 영향을 주었는지 돌아보며 앞으로 책을 더 가까이 할 생각이다.  

 

 

"저는 문학이 누군가에게 굉장한 의미를 가져야 하고, 꼭 철학을 지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문학이 줄 수 있는 건 정서적인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 보지 못한 인생에 대한 감정을 주는 거죠. 왜, 마흔이 넘어가면 소설을 안 읽는다잖아요. 세상사에 신기한 일이 없어진다면서요. 나름대로 통달하는 거겠지. 하지만 작가는 살아 보지 못한 인생을 제시해 줄 수 있어요.  ..........."              -p67-

 

 

 

요즘은 가장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가 연예인이다. TV이를 통해 보이는 연예들의 모습에 매료되어 동경하지만 인기 연예인이 되는 길은 힘들다. 너무나 낮은 승부에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은미 무용가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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