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횡무진 서양사 2 - 대항해 시대에서 냉전의 종식까지, 남경태의 가장 독창적 역사 읽기 ㅣ 종횡무진 시리즈
남경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4월
평점 :
서양사에 관심이 있지만 방대한 이야기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이시라면 남경태의 '종횡무진 서양사'로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남경태 작가의 글솜씨야 워낙에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많이 읽어 볼 편이 아니다. 고전독서모임을 통해 이 책을 접했는데 방대한 서양 역사를 잘 풀어놓은 책으로 곳곳에 남경태 작가의 위트와 유머가 담겨져 있어 서양사가 부담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1권에 이어 2권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전제적인 부분으로 이야기 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은 하나하나의 단락으로 나누어서 글로 남겨 볼 생각이다. 1권부터 제대로 써야하는데 1권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지금 하고 있는 2권을 시작으로 시간날 때마다 한 파트씩 정리해서 올려 볼 생각이다.
24장 <신에게서 인간으로>
'부활'이란 뜻의 프랑스어인 '르네상스'의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르네상스의 부활은 그리스 고전 문화의 부활이다. 근대화의 출발점이 된 르네상스는 오리엔트 문명의 이어받았다. 하루아침에 이탈리아에서 느닷없이 르네상스가 부활 한 것이 아니라 서양 역사의 씨앗(오리엔트), 뿌리(그리스와 로마), 줄기(중세)로 이어진 식물의 성장 단계들로 연속적이고 순차적으로 중세의 줄기가 자랄 대로 자라 드디어 꽃을 피운 것이라고 말한다. 분권화된 중세 사회의 통합을 가진 그리스도교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면서 중세를 부정하며 그리스 문화로 이어진 것이다.
인간이 이성과 자유의지를 가지며 이러한 생각은 급속도로 퍼져 나간다. '일용할 양식'을 주는 것은 이제 신이 아니다. 신께서 내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과정을 알고 보니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이유로 앞부분을 부정하고 뒤의 것은 앎과 이성을 통한 신앙으로 이어져 중세가 해체되고 있는 와중에 신을 정면으로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뒤의 입장을 선택하면서 인간이 이성으로 신을 규정하는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음을 알려준다. 가장 먼저 문학에서 이루어진다.
르네상스의 특징은 인문주의의 경향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단테의 신곡,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통해 르네상스의 정신을 담아 신랄하게 꼬집는다.
당시의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신성 로마 제국과 로마 교황청의 대립과 문학에 이어 미술에서도 사실성의 중요성은 무시하고 종교적 목적을 가장 중요시 다루었지만 신앙심을 두텁게 하려는 의도에서 성화를 그렸지만 그 자신도 모르게 시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며 그리게 된다.
조토 이전의 시대와 조토 시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는 '좋은 작품'의 기준이 다른 것이다. 만약 중세의 전성기에 조토의 작품이 미술전에 출품되었다면 틀림없이 격렬한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그때는 신앙심을 얼마나 잘 담아냈는가가 작품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으니까. -p55-
조토의 사실성은 건축가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원근법'을 낳게 한다. 책의 옆면에 설명을 보면 원근법 자체가 왜곡이 포함되어 있는 점인데 원근법은 사실을 왜곡해야만 사실성을 얻을 수 있다는 역설이 흥미로웠던 문장이다.
예술가들은 의식주를 위해 부유한 사람 옆에 있게 되는데 서양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튼튼한 재력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예술가들을 적극 지원해준다. 화가들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인물화.. 초상화를 그리며 순수 예술 작품이 아니라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작품으로 나아가게 된다.
서양이 르네상스이 발전해 가는 동안 동양.. 중국은 세계 4대 발명품에 속하는 종이가 서유럽에 전해지면 인쇄술로 인해 일부 계층에만 국한되어 있던 지식이 보급화 된다. 인쇄술의 발달은 르네상스 시대의 새로 정립된 세계관을 순식간에 서유럽 전체로 성서'를 통해 퍼져 나간다. 당시 종교개혁의 물결이 거센 파도로 바뀌는 역할을 할 정도다 큰 영향을 준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그만큼 진실이 왜곡되고 바뀔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한 유럽의 역사는 그만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재밌게 풀어낸 것이 '종횡무진 서양사'란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24를 시작으로 한 편씩 시간이 날 때마다 정리해 보고 싶어질 정도로 서양사가 흥미롭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서양사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느낌을 받는 책이라 너무 좋았고 남경태 작가가 좀 더 오래 살아계셨다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할 정도로 그의 글은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