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지음, 권명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가로 뉴욕 맨해튼섬 남쪽 끝에 있는 금융 밀집 구역에 위치한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가가 자리해 있다. 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월가의 주가는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벌어지는 있는 인간의 욕망을 다룬 프랑스 작가 플로르 바쉐르의 경제 스릴러 '조직된 한패'... 조금은 낯선 작가인데 데뷔작 '도시의 소녀'으로 푸케 데쿠베르트상은 물론 기타의 상들을 수상한 작가다. 예전에 경제 스릴러 소설을 몇 권 읽은 적이 있지만 '조직된 한패'는 한동안 유럽연합의 뜨거운 감자인 그리스의 사태를 통해 대학시절 남다른 우정을 지녔던 친구들의 모습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주인공 세바스티앙을 비롯해 일곱 명의 대학 친구들은 분야는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한 삶을 살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서로 일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그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기꺼이 도와준다. 친구들은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으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이기적인 욕망을 표출하거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위험을 무릎 쓴다.


협상의 달인 세바스티앙은 글로벌 CEO의 긴급 연락을 받고 뉴욕에 도착한다.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유럽회원국 그리스 사태의 협상을 처리해주길 원한다. 이 일은 과도하게 세바스티앙의 스트레스를 자극하여 번아웃증후군을 갖게 된다.


경제전문지의 편집부에서 일하며 재경부장관의 비서실장으로 가정, 가족 일에 무관심을 보이는 베르트랑의 아내 클라라... 클라라는 15년 전 말다툼으로 난관에서 사고를 당하여 갑자기 사라진 한때 연인 앙투안의 보게 되자 크게 동요한다. 앙투안은 임시용병에 불법복제의 대가인 해커로 클라라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한다.


부실자산 금융전문가로 서브프라임 사태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제레미는 캠퍼스 커플 앨리슨이란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와 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앨리슨의 아름다움이 보이지만 정작 남편 제레미는 전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쇼윈도 부부의 삶을 살고 있다. 앨리슨은 전업주부로 클라라와 가장 친한 관계로 클라라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일곱 명의 친구들 중 유일한 사람이다.


바네사는 뛰어난 언변과 좋은 머리를 갖고 더 높은 곳을 향한 욕망을 위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취하고 쓸모없어진 것은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여인이다.


욕망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을 다치지 않고 더 높은 곳에 오르기는 어렵다. 일곱 명의 친구들은 각자 추구하는 욕망을 위해 끈끈한 연을 이어오거나 필요치 않을 때는 과감하게 돌아선다. 세바스티앙 역시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일처리를 하고 이로 인해 능력을 인정받는다. 허나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클라라는 자신이 얻은 정보를 다른 사람들이 알기를 바라는데...


투자은행과 증권회사를 겸하는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대표적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 뛰어난 인재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조직된 한패'는 골드만삭스로 인해 그리스가 국가 부도 사태를 겪게 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다. 세계 경제의 큰 힘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인해 한 나라가 위험에 빠지고 선량한 많은 국민들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의 어두운 면이 솔직히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사람들은 결코 알기 힘든 동떨어진 세계의 사람들의 욕망을 다룬 이야기는 우리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에 무척이나 섬뜩하게 느껴진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시민이 되라고 누차 말하지만, 정치인들이야말로 책임지지 않는 유일한 국민이었다.     p156-


금융 세력은 인지적 노동의 착취, 육체와 자아의 분리를 기본으로 이루어지지.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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