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그녀
가키야 미우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초반에는 분명 아침 막장드라마의 소재로 느껴지는 술술 읽히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고민과 사랑, 삶의 모습이 흥미롭게 담겨져 있는 가카야 마우의 '남편의 그녀'... 심상치 않은 내용을 내포하는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부자는 아니어도 성실한 남편에 착하고 귀여운 자식을 키우며 자신만의 행복에 살고 있는 마흔을 앞두고 있는 히사코는 어느 날 느닷없이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무뚝뚝하고 가정 일에 관심이 적지만 회사 일로 힘들어도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해 주는 남편이 한 없이 고마웠던 아내 히시코는 우연히 컴퓨터에서 남편의 흔적을 통해 불륜을 알게 되며 배신감에 이혼을 할 것인지, 분한 마음은 가슴 저 밑에 묻어두고 가정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에 동조해줄 거라 생각했던 친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절대 이혼을 하지 말라며 말리고, 친정엄마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우선 상대 여성을 만나 남편 곁에서 떨어뜨려 생각이었는데 낯선 할머니로 인해 아내와 남편의 그녀의 영혼이 서로 바뀐다. 남편, 자식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의 생활공간에서 살아보기로 하는데....


서로 바뀐 영혼을 통해 상대방의 삶을 이해하고 얽혀 있던 매듭을 각자의 방식대로 풀어간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는다. 적은 분량의 이야기지만 잔잔한 감동까지 안겨주는 이야기로 좀 더 길었으면 어떠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살다보면 살아보고 싶은 삶이 있다. 자신과는 다른 모습의 삶이기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고 상대가 가진 삶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데 '남편의 그녀'의 두 여성은 상대에 대한 좋은 감정 없이 어쩔 수 없이 시작한 타인의 삶에서 상대가 가진 아픔, 슬픔 등을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적은 분량에 영혼이 바뀌는 판타지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소중함, 삶의 진정한 행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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