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죄와 벌 1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평소에 여러 사람들에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을 꼭 읽어보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여러 작품 중 '죄와 벌'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었고 고전모임에서 죄와 벌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읽었다.

 

 

안면도 전혀 없고 말 한마디 나눠 보기도 전에 어쩐지 갑자기, 느닷없이 첫눈에 흥미를 유발하는 만남이 더러 있다.       -p26-

 

"정말로 인간이라는 것이 전부, 다시 말해 인류 전체가 다 비열한 놈인 것은 아니라면, 그렇다면 나머지 모든 것이 편견이요 조장된 공포일 뿐, 장애물은 그 어떤 것도 없다는 뜻이며 또 그렇게 되는 것이 마땅하다......!"     -p55-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업을 중지한 젊은 남자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우연히 듣게 된 정보로 인해 악이라고 느끼고 있던 고리대금업자인 노파를 살해한다. 하필이면 노파의 여동생이 나타나자 급한 마음에 두 번째 살인까지 저지른다. 나름 옳은 일을 했다고 믿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살인까지 저지르자 정신적 혼란을 느끼는 라스콜리니코프는 급하게 현장을 도망친다. 이성이 잃어버렸기에 그는 너무나 허술한 뒤처리를 할 정도로 무엇에 홀린 듯 행동한다. 자신의 저지른 죄는 점점 더 라스콜리니코프를 극도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만들어 낸다.


자신을 위해 기꺼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하려는 여동생과 힘들지만 아들을 위해 없는 돈이라고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엄마가 라스콜리니코프를 찾아온다. 죄를 지은 불안정한 상태로 가족은 물론이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주인공에게는 극도의 죄의식에 시달리게 한다.


라스콜리니코프에게 구원의 여인이 등장한다. 여자 소냐 마르멜라도바를 만나기 전부터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에 대한 막연한 끌림이 있었다. 너무나 힘든 삶을 사는 소냐의 희생이 이해된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라스콜리코프가 소냐로 인해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부분하고 그녀를 통해 용서를 받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에서는 묘하게 뭉클함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소냐와 라스콜리니코프의 사랑이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솔직히 뛰어난 재미를 선사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작품이다. 저자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재미를 떠나 너무나 길게 늘어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었기에.... 그러면서도 저자의 글쓰기에는 탄복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불편하게 늘어 놓은 글이 저자의 필력을 대변한다고 느껴지니... 고전이 주는 힘이 느껴지는 이야기지만 읽기 편한 책은 아니었다. 죄와 벌은 인간의 구원을 진지하고 깊은 묵직함으로 도스토예프스키 풀어내고 있지만 이 책에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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