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순의 천일야화 세트 (1~6권)

양영순의 천일야화 1~6권 박스 세트
양영순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재밌는 이야기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 중에는 '천일야화'를 선택할 거다. 나 역시 어릴 적에 재밌게 읽은 책 중 하나로 천일야화를 기억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다 읽었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책에는 그 이유가 있다.  양영순 만화가의 손에 의해 탄생한 천일야화는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인데 만화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제야 만나게 된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정도로 단숨에 푹 빠져 읽은 책이다. 난 최근에야 보았지만 사실 양영순의 천일야화는 오래전에 나왔다. 만화로 보는 천일야화가 이렇게나 재밌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지만 역시나 최고란 감탄을 받을 만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왕이지만 자신의 아내에게 지독한 배신감을 느낀 남자의 어긋난 사랑이 빚어낸 비극을 담고 있다. 자신을 배신한 아내를 죽인 이후로 하룻밤을 함께 보낸 여자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 죽이는 살인마가 되어버린 왕... 그에게 한 대신의 딸이 바쳐지고 국모의 운명을 타고 난 세라쟈드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동생에게 들려주던 이야기요법을 왕에게 행한다. 이야기에 푹 빠진 왕은 그녀의 들려주는 마신 이야기에 빠져 죽음을 계속 미루게 된다는 익히 알고 스토리다. 너무나 안타까운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마지막이 아련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섬뜩한 존재들인 마신에 대한 이야기지만 양영순 만화가의 손에 의해 탄생한 천일야화는 만화책이 주는 재미를 온전히 담고 있어 빠져들 수밖에 없다.

한국만화의 괴물이란 이야기가 괜한 말이 아니란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양영순 만화가의 '천일야화 세트'... 어릴 적에 읽은 내가 알고 있던 천일야화의 일부분을 넘어 새로운 이야기도 알게 된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