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온 스노우

블러드 온 스노우 ㅣ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읽고 쓰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난독증 환자인 외로운 살인청부업자 '올라브 요한센'이 주인공인 요 네스뵈의 신작 '블러드 온 스노우'... 느와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단숨에 빠져버릴 매력적인 작품이다. 요 네스뵈의 작품을 워낙에 좋아하기에 전부 다 읽었는데 특히나 '해리 홀레 시리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이고 이외에도 헤드 헌터 등 하나같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을 쓴 작가이기에 '블러드 온 스노우' 역시 믿고 읽었는데 기존의 요 네스뵈의 책과는 살짝 다르듯 닮은 느낌의 작품이다.

어릴 적 부모님의 모습을 통해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남자들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주인공 올라브 요한센은 자신이 구해준 여자를 한 번씩 본다. 딱히 다른 감정을 품지 않았지만 상대는 그의 말 없는 지켜봄이 고맙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크게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 올라브는 자신이 모시는 보스에게서 새로운 임무를 받는다. 생각지도 못한 임무는 보스의 젊은 아내를 죽이는 것.... 항상 그렇듯 자신의 목표물을 지켜보던 중 그는 목표물을 학대하는 남자를 보게 된다. 남편이 아닌 낯선 남자에게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목표물에 신경이 쓰이고 보스가 맡긴 임무가 아닌 방향으로 올라브는 일을 행한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살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밖에 없다. 자신이 살기 위해 보스와 라이벌인 남자 뱃사람을 찾아간다. 책의 처음에 올라브가 살인을 저지르는데 바로 뱃사람의 부하를 죽인다. 헌데 자신이 초래한 위험을 벗어날 수 있는 수단으로 뱃사람을 선택한다.

그토록 싫어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 있는 올라브.... 우직하고 투박한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다.

마약업자 밑에서 일하는 외로운 남자 올라브가 담담하게 벌이는 업무와 목표물에 빠져 사랑하고 마는 모습이 쓸쓸하게 다가오는데 완벽하지 못하지만 사랑을 지키고 살기 위해 죽음을 각오한 남자의 모습이 영상처럼 다가오는 작품이다.

요 네스뵈는 '블러드 온 스노우'는 12시간 만에 이 작품을 완성 했다고 한다.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 쓴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품에 푹 빠져 누와르 작품이 가진 묘미를 한껏 느끼며 재밌게 읽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이 '납치'란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오슬로 1970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