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유머러스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한다. 간단한 유머 정도는 일부러 배워 일상생활에 윤활유처럼 써서 주위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유머감각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일부러 유머 모음집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를 익히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유머는 사람들 사이에서 즐거움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볍게 뱉어내는 농담이지만 그 속에 뼈 있는 진담을 담고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드는 카피라이터 김하나 작가의 '내가 좋아하는 농담'을 만났다. 몇몇 분들을 통해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에 내심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역시나 광고쟁이 박웅현이 사랑한다는 후배 천재 카피라이터란 그의 평이 이해가 된다.


농담처럼 가볍게 풀어낸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자꾸만 생각을 이끌어내는 요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농담처럼 다가오는 부분도 있지만 이게 농담인지 헷갈리는 부분도 자리하고 있다. 결코 가볍게만 보아지지 않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아이 때문에 디즈니 만화를 참 많이 봤었다. 아들이 좋아해서 '라이온 킹'이나 '정글북'을 수시로 보았는데 라이온 킹에 생각지도 못한 유머가 이렇게 숨어 있었다는 것을 왜 미처 알지 못했나 싶다. 사실보다 문학적 진실에 더 가까운 티몬의 이야기에 저자가 매료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술문화를 좋아하는 민족이 있을까? 싶다. 대학, 직장 등을 막론하고 술은 늘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까이 하는데 한몫 하지만 그 반면에 어두운 일면도 많다. 저자는 항상 술에 취해 있을 필요는 없지만 술이든, 사랑이든, 무엇인가에 취해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도 저자처럼 팥빙수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나름 이름 있는 팥빙수 집도 알고 있지만 홍대 근처 미카야 팥빙수는 아직까지 먹어보지 못했다. 팥과 우유 얼음의 순서가 반대라 팥의 보송함을 유지하는 미카야의 팥빙수는 조만간 먹어 볼 생각인데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순서를 꼭 지킬 필요는 없다. 일상의 작은 것에서 순서를 바꾸는 것이 즐겁고 재미 있는 일이란 것을 알려준다. 고구마 팥빙수는 고구마 과자를 얹은 삼성동 가는 길에 위치한 팥빙수 가게는 적은 양이 늘 아쉬운 곳이지만 맛이 있고 예쁜 가게라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윤여정씨 생각할수록 참 멋진 배우란 생각이 든다. 나이가 몇 살이 되었든 그 나이를 처음 살아본다는 윤여정씨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한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예전에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어떤 프로그램인가에서 들은 기억이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삶의 지혜가 쌓이지만 그것이 꼭 현명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지만 어른 또한 실수한다. 젊을 때처럼 아등바등 조바심을 내는 일이 적어졌지만 여전히 서툴고 삶은 어렵다. 다만 현재의 나를 사랑하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하나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농담'을 통해 저자의 시각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북촌에 살고 있는 저자와 그녀의 지인들의 모임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저자의 농담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농담처럼 가볍게 풀어 놓은 네 개의 테마에 맞춘 이야기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편한 사람과 이야기를 소소한 수다를 떨듯 나누는 가벼운 농담과 날카로운 농담이 잘 버무려져 책을 읽는 독자를 즐겁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