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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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영어로 쓰인 소설에게 수여되는  맨부커상이 2013년에는 28세가 된 젊은 여성 엘리너 캐턴이 역사상 최연소 수상자의 작품이자 가장 긴 작품인 '루미너리스'로 수상자로 발표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점성술과 관련된 12명의 남자와 이들의 모습에 얼떨떨에 함께하게 된 월터 무디외 다양한 인물들과의 복잡하고 얽힌 이야기가 결코 쉽지 않지만 인상적인 작품이다.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케임브리지 졸업생인 월터 무디는 자신의 손으로 재산을 모을 생각으로 금을 찾아 뉴질랜드에 온다. 그는 사전 조사겸 휴식을 취하고자 묵은 크라운 호텔에서 낯선 남자들과 만난다. 은밀한 회동을 계획했던 열두 명의 남자들에게 윌터 무디의 등장은 예상치도 못한 일이다. 무디의 모습에 흥미를 느낀 토머스 발퍼는 그가 마음에 든다. 천성적으로 다른 사람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비밀을 먼저 털어 놓아야 한다는 것을 체질적으로 알고 있는 월터는 은밀한 가족사부터 들려준다. 월터 무디의 이야기 도중 그가 타고 온 전세선 갓스피드 호의 이름을 듣자 12명의 남자들의 표정은 월터에게 꽂히는데... 그들은 갓스피드 호의 카버 선장에 대한 월터의 느낌을 알고 싶어 한다.


12개의  별자리는 12명의 남자들은 그들의 성격특성과 닮아 있다. 다양한 인종, 직업을 가진 그들이 은밀하게 모인 이유가 무엇인지 월터에게 들려준다. 살인범이자 악당인 프랜시스 카버, 복수를 원하는 교도소장, 운둔자의 집에서 발견된 4천 파운드의 거금과 죽음, 마약에 빠져 지내는 창녀가 다섯 벌의 드레스 안에 숨겨진 금으로 인해 발생한 창녀의 자살시도... 허나 그들이 들려주는 온전히 진실이 아니다. 금을 향한 그들이 가진 추악한 이기적인 욕망이 서서히 벗겨지며 진실이 모습을 드러나는데....


솔직히 술술 잘 읽히는 책은 아니다. 12명의 별자리와 관련된 인물들과 월터 무스를 비롯해 행성을 뜻하는 주변 인물들이 사건들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어 스토리를 쫓아가는 것이 다소 지루하고 버겁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그럼에도 맨부커상을 수상할 수밖에 없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호흡을 한 번씩 가다듬고 읽는다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루미너리스luminaries’는 점성술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두 별인 해와 달을 뜻한다. 별들이 가장 찬란하게 그 빛을 발한 뒤 소멸하는 것처럼,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좇는 것도 결국은 그 빛을 잃어버리고 마는 한시적인 환영들이다. 각 별자리를 따라가며 인간의 운명을 비춘다. "자궁에서 피투성이의 생명으로 태어나 각기 집단적인 관점을 거부하는 양자리, 주관적 태도를 고집하는 황소자리, 배타적인 규칙을 따르는 쌍둥이자리와 원인을 찾는 게자리, 목적을 추구하는 사자자리와 계획을 바라는 처녀자리를 지나 인간은 드디어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천칭자리는 개념으로, 전갈자리는 재능으로, 궁수자리는 목소리로 그 특성을 발현한다. 염소자리에서 기억을 얻고 물병자리에서 통찰력을 얻은 인간은 12궁에서 가장 오래되고 마지막을 점하는 물고기자리에 와서야 자아를 얻어 완전해진다." 하지만 작가는 이 물고기자리를 "자기 파멸의 궁"이라 명명한다. 운명의 의지이자 운명 지어진 의지를 뜻하는 물고기자리의 두 마리 물고기는 결국 우리 자신이 선택한 스스로의 운명과 결말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알라딘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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