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 - 사랑의 연대기
미즈바야시 아키라 지음, 이재룡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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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이나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집은 가족이 털 알레르기 증상이 있어 동물을 키우지 못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강아지, 고양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을 소재로 삼은 이야기는 종종 접했는데 18세기 프랑스 문학 전문가인 미즈바야시 아키라의 '멜로디'는 기존의 반려동물 에세이와는 다른 저자 본인과 강아지를 비슷한 처지의 존재로 인식하여 풀어낸 에세이다.


햇살이 무덥게 쏟아지는 어느 여름 날 한 통의 전화가 온다. 열두 살의 미즈바야시의 딸이 평소에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인의 전화다. 새끼 여덟 마리의 골든레트리버 중 한 마리인 '멜로디'가 화자의 집에 온다.



어미개의 곁을 떠난 어리고 연약한 강아지 멜로디가 낯선 환경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미즈바야시와 그의 딸은 한시도 멜로디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인간과 달리 성장이 빠른 강아지... 강아지와의 일상이 쌓이고 12년이 흘러 그들의 곁을 떠나갈 때까지 멜로디에 대한 저자의 감정은 남다른데 첫 외출 시 자신처럼 다른 집에서 생활하는 형제를 만나고, 멜로디의 삶을 영원히 이어주기 위한 후손 갖기, 티베트의 승려처럼 기다림을 감수해내는 멜로디의 모습 등이 멜로디가 떠난 후에도 저자의 마음을 아프게 남아 있다.





강아지를 키우며 느끼는 감정을 심플하고 담백하게 풀어놓은 이야기는 나처럼 개를 키우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공감이 될 정도 삶과 죽음이 다. 저자가 멜로디를 보면서 느끼는 아버지와 어머니... 두 언어 사이에서 어쩡정하게 서 있는 저자의 모습과 같다고 느낀다.


누구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말이 통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데 멜로디와 저자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였지만 서로를 느끼고 이해하는 각별한 사이다.


책에는 저자가 멜로디를 얼마나 깊이 생각하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 그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다른 것보다 개와 주인간의 우정에 얽힌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도 아닌데도 감동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주인이 죽자 그 자리를 떠나지 않거나 몸을 던져 주인을 구한 이야기, 자신이 떠난 집에 있을 주인을 그리며 머나 먼 거리를 찾아가는 이야기 등 개는 주인에 대한 무한신뢰를 주지만 주인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꽤 있다. 요즘 가끔씩 TV에 학대 받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볼 때는 화가 나는데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안락사로 도살 되는 일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 반려동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깊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멜로디는 우리를 이해했다. 우리의 마음이 멜로디의 마음에 열렸고, 그 마음은 우리에게 화답했다. 때로 나는 멜로디가 우리 마음을 읽는 느낌을 받았다.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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