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박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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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늘 설렌다. 떠나고 싶은 여행지도 많고 떠나고 싶을 때도 많다. 허나 살다보면 마음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 떠나지 못하지만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는 경우가 많은데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는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책이라 행복하다. 

 

 

청년 실업률이 엄청나다는 우리 현실에서 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서른 중반에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청평으로 차를 몰고 간다. 번지 점프를 하고 스카이다이빙에 관한 영화를 보면서 비행기에 설렘을 말한다. 중남미 최고봉 아콩카과에 오르기 위해 간다고 말하는 저자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충분히 공감이 가며 산과 여행이 닮은 듯 다르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나라 중 하나가 인도가 아닐까 싶다. 인도란 나라보다 음식에 더 매력을 느낀 저자가 인도방랑 속의 인도를 보고자 인도여행을 한다. 바라나시 갠지스 강에는 생과 사를 전부 볼 수 있다. 가트 주변으로 사원마다 행해지는 화장, 시신을 강에 띄우는 모습, 목욕하는 사람, 빨래하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을 볼 수 있는 우연히 만난 일본인을 통해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인도여행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땅을 밟고 걷는 그것이 너무나 좋았다고 말한다. 나 역시도 몇 년 전에 아들과 함께 최초의 배낭여행을 한 적이 있다. 덥고 오줌내 나는 거리, 소통, 개똥이 밟히고 더러운... 이름도 모르는 벌레들이 돌아다니던 불편함이 많은 나라라 여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한 번씩 인도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아들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나라라고 말한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삶의 유연함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란 생각을 새삼하게 된다. 

 

 

이탈리아는 매력적인 나라다.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 여행을 가고 싶어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나는 곳 중 하나가 이탈리아다. 헌데 저자는 이탈리아 여행에서 좋지 못한 여행을 먼저 갖게 된다. 소매치기를 당하고 공항에서 곤란을 겪는다. 나도 들은 말이지만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주로 소매치기, 도둑질을 하는 사람은 동유럽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사람이건 여행자, 경찰이건 사람을 가리지 않고 당한다니...


어디에서나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어 이탈리아를 좋아한다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작년 가을 아들과의 두 번째 자유여행을 떠올렸다. 마지막 나라 이탈리아에서 이십 일 가까이 있으면서 나도 커피, 젤라또를 맛있게 마시고 먹었던 기억이...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을 더 깊게 각인 시켜준 커피 한 잔이 그립다. 

 

 

편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편견을 갖고 있는 것들이 많다. 미국의 할렘 가를 말할 때는 좋은 말은 없다. 마약과 폭력 등을 행사하는 흑인들이 거주하는 곳... 저자 역시 할렘 가에 대한 부정적이었지만 할렘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게 되었고 겁을 살짝 먹었지만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로 인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 역시 백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지 의문을 갖는다.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은 나라가 캄보디아다.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좋다고 말하는 캄보디아는 한 마디로 여행지도 좋지만 사람을 만나러 가는 여행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세련된 도시를 연상시키는 블루펌프킨을 뒤로 하고 간 반티아이스레이에서 만난 소년이 자처한 안내... 소년에게 떠넘긴 1달러, 신발 가격과 한국에 오면 무조건 돈을 많이 벌 거란 이야기에 개인적으로 살짝 씁쓸한 기분이 들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여행을 생각하면서 아프리카를 살짝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정작 여행 계획을 세워 본 적은 없다. 헌데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88'의 매력적인 네 명의 청춘이 '나미비아'로 꽃청춘 여행을 떠났다. 몇몇 아프리카 나라를 알고 있었지만 꽃청춘이 떠난 나미비아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TV에 보이는 나미비아의 모습은 너무나 괜찮다. 생소하지만 나미비아라면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매력적인 나라인데 사막이 가진 아름다움이 너무나 크게 다가온다.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다고 표현한 붉은 사막을 나 역시도 직접 보고 싶을 정도다.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여행하고 싶은 나라 1순위에 올려놓았을 정도로 관심이 간다.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는 책과 여행이야기를 함께 풀어놓고 있어 직접 여행길을 떠나지 않아도 여행지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나를 만날 수 있는 여행... 직장 일에 갇혀 지내며 좋아하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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