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도연대 風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예사롭지 않은 탐정과 그의 하인들과 친구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독특한 교고쿠 나쓰히코의 탐정 소설 '백기도연대 우(雨)를 재밌게 읽었는데 백기도연대 풍(風) 역시 전작과 비슷한 느낌의 흥미로운 탐정소설이다.


첫 번째 이야기 오덕묘 (장미심자탐정의 한탄)... 화자는 그림연극을 그리는 화자의 친구 곤도의 부탁을 받고 행운 물건으로 마네키네코를 산다. 허나 복을 부르는 고양이는 오른 손을 들고 있는데 왼손을 든 고양이를 구입했다며 친구에게 타박을 듣는다. 전혀 근거 없다고 여기는 화자는 친구와 마네키네코의 손이 가진 진실을 알기 위한 내기를 한다. 일주일 후 진실을 알기 위해 찾은 절의 고양이 무덤 앞에서 화자를 하인처럼 대하는 탐정의 이름을 보고 놀라는데... 이 일이 계기가 되어 가족에 의해 팔려가 20년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한 여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힘들게 집을 찾아가는데 어머니는 그녀를 모른다고 말한다. 누군가에 의해 어머니가 바뀐 것은 아닌지 아니면 고양이가 둔갑한 것은 아닌가 하는데... 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장미십자탐정는 재밌다는 말을 한다.

 

 

 

 

 

이 사나이는 대관절... 누구란 말인가.

사실 나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p164-


운외경 (장미십자탐정의 의문)... 화자는 탐정 에노키즈의 사무실에서 나와 얼마 안 되어 의문의 사람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오덕묘 사건으로 금전적 손해를 보았다는 남자는 화자를 보내준다며 그 방식이 이상하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나왔지만 이 모든 상황이 이상하여 교고쿠도 고서점 주인 주겐지 아ㅣ히코를 찾아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헌데 자신을 보내주었던 남자가 죽었다. 이 사건을 두고 영감탐정 간나즈키와 장미십자탐정의 에노키즈의 진실 파헤치기 승부가 시작된다.

 

 

 

 

 

면령기 (장미십자탐정의 의혹)... 화자의 친구 곤도 집에 도둑이 들었다. 없어진 물건은 화자가 곤도를 위해 산 마네키네코와 모형 총이다. 한편 에노키즈 탐정의 하인인 남자는 의뢰인의 부탁을 받고 탐정이 절대 하지 않을 일을 한다. 헌데 이 일은 그를 위험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잡동사니들을 집안에 쌓아두고 버리지 못하는 곤도의 집에서 발견된 물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백기도연대 우(雨)에서 화자 이름 모토시마를 마지막에 알려주지만 백기도연대 풍(風)에서는 '모토시마 도시오' 풀 네임을 알려준다. 매번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화자가 자신의 이름조차 헷갈려 할 때 알게 되는 이름이 흥미롭다. 모토시마가 전기배선공에서 허리를 다치면서 전기배선 도면을 그리는 사람으로 일을 하게 된 화자가 어느 순간 에노키즈의 하인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어가는 과정이 화자는 물론이고 책을 읽는 나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콕콕 찌르는 의외의 반전이나 재미와 또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한 순간에 알아내는 탐정 에노키즈 레이지로의 모습, 고서점 주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똑똑하고 판단력이 뛰어난 주겐지, 탐정의 하인이나 비서로 일하는 두 남자, 하인과 같이 되어버린 소설가와 화자 모토시마 등등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들이 가진 모습이 책에 빠져들어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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