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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중일기 - 내 쓸쓸함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ㅣ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3
김정은 지음, 이우정 그림 / 씽크스마트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언제 듣거나 불러도 좋은 말이 '엄마'다. 자신이 겪지 않으면 이해한다고 해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내가 엄마, 아내, 며느리로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선배의 삶을 살았던 엄마의 모습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면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엄마가 되면서 내가 어른이 되기에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자주 느꼈는데 힘들고 버거울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엄마였고 엄마의 도움이 나를 버티게 했다.
'엄마 난중일기'의 저자는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서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낸 책이다. 현재의 내 삶이 저자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읽으면서 공감가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았던 책이다.
"사람들은 네가 차린 음식을 먹으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 안주인인 너를 만나 축하해주려고 온 것이다.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이야!" -p48-
친정과 너무나 다른 문화를 가진 것에 어려움을 겪는 저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첫 아이의 첫돌을 준비한다. 이제 갓 돌이 되는 아이를 안고 동문서주 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친정 부모님... 아버님의 말씀에 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남자의 언어와 여자의 언어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지금은 돈을 더 많이 버는 사람이 강자라고 하는데 예전 부모님들은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아이들과 집안 살림을 했다. 남편으로 인해 상처 받았던 마음을 갖고 남은 인생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금전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때 이혼을 감행하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여자들이 황혼이혼을 많이 신청했다고 하는데 얼마 전부터는 남자들 역시 황혼이혼 신청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서로가 준 상처를 시간에 맡기기 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너무나 멋진 말이다. 요즘 TV 뉴스에 끊이지 않고 나오는 아동학대 사건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식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기보다는 소유물로 여기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감정이 격해질 때가 많다. 엄마라 자식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컨트럴 하는 것이 힘들어 자식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많다. 나 역시 저자처럼 좋은 엄마인지 요즘 들어 더 자주 고민하게 된다.

나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잘 하라고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아이를 위해서란 말이 진실이지만 그 진실 안에 부모의 욕심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 아이가 잘 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엄마라는 이름이 버겁다는 이야기가 충분히 공감이 된다.

예전보다 여자들이 명절을 편하게 지낸다지만 여전히 명절 때는 친정보다는 시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처음으로 언니가 한 턱 낸다는 이유로 명절 모이기로 한다. 우리 집 역시 딸이 많아 시끌법적한 분위기를 가졌기에 저자의 글을 읽으며 그 모습이 연상이 되어 미소가 지어진다.

결혼한 여자라면 인생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져 있어 충분히 공감이 간다. 읽는내내 내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글을 잘 쓰는 분이란 걸 느끼게 하는데 책의 뒷부분에 딸, 아들, 부모님, 남편에게 쓴 이야기는 평소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느껴질 정도로 감정이 이입되어 읽었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살았던 삶에서 홀로서기를 준비하려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며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