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헌의 아트 카페 - 명화로 엿보는 세상 풍경
이주헌 지음 / 미디어샘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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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은 많아도 작품을 깊이 아는 것에는 늘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술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이 있어 종종 미술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고 미술사와 관련된 책을 읽고 만남을 갖기도 한다. 관심이 많은 것에 비해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미술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풀어 놓는 '미술 이야기꾼'으로 알려진 이주헌 님의 책이 나왔다. '이주헌의 ART CAFE' 제목부터 달콤함이 물씬 느껴지는 미술이야기가 기대되는 책이다.



프랑스의 여성화가라는 이름보다 몽마르트의 퇴폐적인 여성으로 더 기억되고 있는 '수잔 발라동'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솔직히 얼핏 이름 정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동시대 대표 인상주의 화가인 르누아르, 로트레크, 드가 등의 모델로 활동했는데 154cm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그녀만이 가진 뇌세적인 분위기의 육체를 화가들은 선호했다. 어렵게 성장하고 살았던 생활은 부유한 은행가인 폴 모리스와 만나 결혼하면서 좋아졌지만 이 결혼은 오래가지 못했다. 21살 연하의 아들 친구인 화가와 연애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들 모리스 위트릴로도 화가였으며 자신이 누드 모델로 해봤기에 누드화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지녔다. 깊고 진한 특별한 애정관계를 가졌던 로트레크의 <술꾼>의 모델이 수잔으로 추정된다. 



렘브란트의 선은 대부분 '프리핸드'다. 그의 선은 수더분하고 표용성이 강하다. 우연적인 효과에 민감하고 감정표현을 중시한다. 그래서 그의 판화에서는 인간의 땀과 눈물이 생생히 느껴진다. 인간의 희노애락에 쉽게 그리고 깊이 몰입하는 성향을 보이는 선들이다.      -p57-


"이 그림을 일주일 동안 계속 볼 수 있게 해준다면 내 목숨에서 10년이라도 떼어줄 텐데......" 반 고흐가 렘브란트의 <유대인 신부>를 보고 한 이야기지만 사실 이 그림은 아들 부부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난데없이 <유대인 신부>란 엉뚱한 제목이 붙었던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렘브란트... 그는 미묘한 빛의 명암과 색채를 잘 표현 화가로 유명하며 또한 자신의 초상화를 가장 많이 그린 화가로 <헝클어진 머리의 렘브란트>는 얼핏 보면 심술궂은 모습의 판화같이 느껴지지만 우리가 가진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인간을 깊이 이해하고자 했던 그의 진솔한 마음이 느껴진다.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와 같은 동양권에서는 전통적인 미인형은 동그란 얼굴에 오동통한 몸매를 가진 육감적인 모습의 여인으로 알고 있다. 서구화의 영향으로 동서양의 미인의 기준은 서구의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비례로 평가한다.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와 같이 중세 서양은 가날픈 몸매와 달리 지금 같으면 지방이 많은 올챙이 배인 불록 나온 배를 가진 여성이 아름답다고 평가했다. 19세기에 이르러 흠잡을 데 없는 8등신 여인이 미인으로 평가받는다. 오늘날의 미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저자의 말처럼 외적인 미모를 쫓아 성형을 하는 여성들이 너무나 많아 성형왕국이란 오명까지 갖게 된 우리가 외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아름다움을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이다. 뚱뚱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한 현대 사회에서 뚱뚱한 모습의 가진 페르난도 보테르의 그림이 너무나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잘 그린 일러스트, 캐릭터를 그린 것 같은데 깊이가 있고 고상해 보이지 않지만 오묘한 느낌을 안겨주는 그의 그림은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해방감과 친근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이의 이등급 버전이 되지 말고 너 자신의 일등급 버전이 되라."   -p158, 영화배우 주디 갈런드-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불화, 고독, 희망, 구원, 회귀로 고흐에 대해 간결하고 짧게 알려준다. 고흐의 작품을 보면 별이 너무나 아름답게 담겨져 있는 그림이 유명한데 별은 고흐의 그림에서 구원을 상징한다. <밀 이삭>에서 알 수 있듯 고흐는 죽었지만 그는 미술사를 통털어 가장 사랑받는 화가로 우리들 가슴속에서 영원히 한 알의 밀알로 살아 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뛰어났지만 풍경화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해석했는데 이런 그의 시도는 빈 대학 교수들에 의해 벽에 부딪히지만 풍경화 그리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았다고 한다.


작년 가을에 조금 긴 배낭여행을 아들과 다녀왔는데 그때 오스트리아의 벨베데레 궁전을 찾아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보러 갔다. 런던, 파리를 비롯해 다른 도시의 미술관, 박물관을 찾을 때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어설프게나마 그림을 찍었는데 클림트의 그림은 절대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움을 안고 보았다. 미술책에서만 보았던 아름다운 황금색의 여인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스케치지만 농도 짙은 성적인 모습의 그림 등 다양한 클림트의 그림을 보면서 내가 클림트의 전시회를 보기 전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그림에 집중할 수 있어 내가 보았던 그 어떤 미술관, 박물관의 그림들보다 클림트의 그림들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너무나 많은 작품들이 담겨져 있어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어렵게 느끼는 사람은 물론이고 화가와 작품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사람에게 너무나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화가의 생애와 그의 작품이 가진 특성, 시대상을 간결하게 알려주고 있어 어렵지 않게 미술작품 세계에 다가갈 수 있어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았다. 다소 어렵게만 느껴지던 미술 작품을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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