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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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의 낯선 자들'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은 보잘 것 없는 청년이 부잣집 아들인 친구를 죽이면서까지 상류사회에 합류하고 싶어 한 욕망을 실감나게 그려낸  '리블리' 밖에 읽지 못했다. 다소 오래된 영화지만 리블리란 인물에 흥미를 느꼈을 정도로 너무나 재밌게 보았기에 원작을 찾아서 읽었는데 얼마 전에 개봉한 '캐롤'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이란 것을 알고 반가워 인상적인 문구의 포스터 원작 '캐롤'은 읽고 싶었다.


운명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축복이라고 한다. 세상에 오직 상대와 자신만이 존재하는 두 사람... 허나 세상의 눈으로 볼 때 두 사람의 사랑은 환영받지 못한다. 지금은 세상의 다양한 사랑방식이 어느 정도 용인되지만 여전히 남녀의 사랑이 아닌 사랑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캐롤은 1950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백화점 장난감 코너의 점원으로 일하는 테레즈는 그녀를 무척이나 사랑해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리처드란 남자친구까지 있는 젊은 여성이다. 생활을 위해 짜증나고 힘들지만 백화점에서 일하면서도 무대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우며 생활하고 있던 테레즈 앞에 중년의 매력적인 여성 캐롤이 등장한다. 

 


그녀에게 물건을 골라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테레즈에게는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행복감을 느낀다. 그녀가 가고 카드 한 장을 구입해 여자에게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들어내는 말보다 형식적인 말을 쓰며 자신의 감정을 감춘다.


세상에는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고 사랑에 빠지게 될 사랑에 빠지고 만다. 카드를 받은 캐롤이 전화가 오고 두 사람은 만나며 서로에게 다가선다. 허나 캐롤은 이혼을 앞두고 어린 자녀 '린디'의 양육권을 놓고 남편과 이혼소송 중이고 테레즈는 이제 무대 디자이너로 한 걸음 내 딛었고 남자친구 리처드는 둘이 떠날 여행을 꿈꾼다.


캐롤 곁에는 친한 동성 친구 애비가 있다는 것에 테레즈의 질투심은 커지고 애비를 통해 듣는 캐롤의 소식에 화가 난다. 테레즈의 이런 감정을 캐롤은 모르지 않지만 담담하게 대응하며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들어내지는 않는다. 캐롤은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빠지며 테레즈와의 여행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멜로드라마의 재미가 나름 잘 묻어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테레즈의 감정이 스토리를 이끌고 있지만 캐롤이란 여성이 가진 자존심 강하고 시크하지만 연약한 면이 느껴지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책을 읽는 동안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보다 두 사람이 함께하는 주변 분위기가 자꾸만 연상이 되어 빠져들게 한다.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에 당당해지는 테레즈와 캐롤... 두 사람의 환한 미소처럼 두 사람의 사랑이 핑크빛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에 대해 세상에 당당하게 나서는 모습은 인상 깊게 남는다. 캐롤과 테레즈의 감정선이 책에서 느낀 것처럼 섬세하게 다가올지 조만간 영화를 볼 생각이다.  

 

 

 

"고전이란······." "인간의 보편적 상황을 다루는 거죠."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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