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며칠 전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관계자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보상금 합의를 했다는 이야기가 뉴스를 탔다. 어렵게 이루어낸 합의지만 소녀상 철거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 차이를 두고 국내 여론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까지 일본과의 합의금을 모금으로 대신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감자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전쟁의 상처는 결코 잊히지 않는다. '너무 예쁜 소녀'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겨준 얀 제거스의 신작 '한여름 밤의 비밀'은 전쟁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사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년 게오르크는는 평소와 다른 아버지, 어머니의 진한 애정표현에 불안감을 느낀다. 소년을 이웃집으로 피신시킨 날 생각지도 못한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된다. 총을 든 제복 차림의 남자들은 무엇 때문에 소년의 부모님을 데려가는지.... 충격적인 모습에 소년은 오줌을 지릴 정도로 무섭다.


64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소년이 노인이 된 게오르크 호프만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만나 난생처음 하게 될 TV 방송 출연에 대한 흥분된 기분을 이야기한다. 부부처럼 한 집에서 생활하지는 않지만 아내와 같은 여자친구에게 당당히 다른 여자친구를 인정할 정도로 두 사람 사이는 무척 쿨하다.


게오르크의 사연이 전파를 타자 그의 아버지가 남긴 봉투를 전해줄 것이 있다는 한 여인이 연락을 해온다. 방송국 사람들이 동행하여 겉봉투에 게오르크의 아버지 성함과 아우슈비츠란 글이 쓰여 있다. 봉투 안에는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한여름 밤의 비밀' 미발표 악보가 들어 있다.

 

 

 

한여름 밤의 비밀 악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높은 가격에 악보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과거의 기억으로 망설이는 게오르크 대신에 방송국 여기자는 직접 악보를 들고 프랑크푸르크로 향한다. 여기자는 약속 장소로 향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그곳에서... 


 선상 레스토랑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다섯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죽음을 맞았는데 총격 사건에 사용된 총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사라진 총이며, 여기자는 사라지고 없다. 사건을 담당할 강력계 마탈러 팀장... 좀처럼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데 선상 레스토랑 주인마저 연락이 닿지 않는다.


세상에 한 번도 드러나지 않은 악보를 둘러싼 이야기는 음악의 선율처럼 클래식하지만 자연스러워 스토리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며 그렇기에 사람들의 욕심을 자극한다.


무척이나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진 책이다. 누구나 꿈꾸는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엄청난 부를 맞을 수 있는 이야기 속에는 전쟁이 가진 끔찍한 죄상이 온전히 담겨 있다. 인간의 이기심은 끝이 없고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정말 맞는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때로는 쿨하고 때로는 앞뒤 안 가리는 형사의 모습을 가진 마탈러 팀장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만날 마탈러 팀장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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