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팥 인생 이야기
두리안 스케가와 지음, 이수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날씨가 추워지면서 따뜻한 느낌이 드는 책을 찾게 된다. 지인을 통해 만나게 된 '앙'은 낯선 단어인데 단팥을 끊여 빵이나 떡에 넣는 '앙꼬'라고 한다. 솔직히 저자 두리안 스케가와의 처음이지만 우리 이웃의 풍경처럼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도리야키 가게 도라하루에 70년대의 할머니가 일을 하기 위해 찾아온다. 한때 실수를 하여 어두운 곳에서 지냈던 가게를 운영하는 쓰지이 센타로는 할머니가 주신 밀폐용기 속 음식과 그 모습이 떠나지 않아 결국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게 된다. 물론 단팥을 만드는 일만 시키려던 센타로의 계획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할머니 요시이 도쿠에... 그녀의 단팥은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충족시키며 매출이 점차 늘어간다.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 필요하다지만 나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은 얻어듣는 정보나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 믿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센타로가 요시이 할머니를 아르바이트생으로 쓰면서 신경이 살짝 쓰였던 손가락의 모양... 그녀의 손가락의 모양에 대해 직접적으로 묻는 소녀가 나타났다. 어머니가 술집에서 일을 해 혼자 지내며 외로움을 느끼는 살짝 문제아 같은 느낌을 주는 소녀 '와카나'는 할머니를 좋아하고 친해졌다는 생각에 물었던 것이 파장이 되어 도라하루의 실질적인 주인인 아줌마에 의해 요시이 할머니가 일을 그만두는 상황이 된다. 요시이 할머니가 떠나고 단팥맛은 금새 이상해지는데...


 이 책은 이미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이 된 작품이라고 한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주목받을 만한 영화로도 뽑힌 작품인데 그만큼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간의 정에 대해 생각 해보게 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 좋았다.


일본은 먹는 것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찌보면 익숙한 빵이기에 스쳐지나칠 수 있는 단팥빵... 도리야키를 통해 사람들, 세대간에 멀게만 느껴지던 소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것이 놀랍다. 살면서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난다고 한다. 센타로, 도쿠야, 와카나는 무심히 스치듯 지나는 것이 아닌 서로의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만나야 할 사람으로 다가온다. 인생, 사람,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따뜻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