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애플

골든애플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7
마리 유키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는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물들도 많을 것이다. 예전과 달리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와 불안, 강박증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이런 현대인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담아낸 책이 나왔다. 비채에서 나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골든애플'이다. 평범했던 한 사람이 어느 날부터 갖게 된 정신이상 증세가 점차 주변 사람들에게 번져가며 전염된다는

 '감응정신병'... 조금은 생소한 이 정신병을 동기로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교묘하게 연결되어 전개되는 방식이 흥미롭고 재밌는 작품이다.

유명인을 상대로 착각 속에 빠지는 인물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가르쳐 '에르토마니아'라고 부른다. 솔직히 전문적인 용어는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첫 번째 이야기 '에르토마니아'는 우연히 소설책 한 권을 읽은 남자가 자신의 이름과 너무나 닮은 등장인물에 자신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쓴 것과 같은 스토리에 경악한다. 그의 이런 생각은 결국 저자에게 집요하게 빠져들어 스토킹하게 되는데...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는 소비자는 왕이다란 말 때문에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잦은 클레임이나 반품으로 홈쇼핑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있다. '클레이머'는 손가락이 들어간 크로켓으로 인해 벌어진 상황에 한 남자는 극도로 불안증을 느낀다. 자신의 손에 붙은 반창고의 행방이 남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또 다른 클레이머의 출현으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만다.

자신이 분명 알고 있는 일들이 전혀 일어나지 않은 일들로 보일 때 불안감이 생긴다. 진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했던 행동이 불러온 이야기를 다룬 '골든애플'을 비롯해 착각이 불러온 엄청난 사건을 다룬 '칼리굴라' 등 이야기들은 하나의 단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야기에 등장하며 커다란 영향을 준다. 그만큼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을 얽혀 있는 상황이 흥미롭다.

신예 작가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스토리가 가진 가독성은 최고다. 도대체 마지막에 어떤 진실이 숨어 있나 궁금증에 조바심이 날 정도로 서로 얽혀 있는 이야기들이 가진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어찌보면 평범한 나 같은 사람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감응정신병... 허나 나도 이런 성향이 조금은 있고 많은 현대인들이 자신의 일보다는 TV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며 호기심을 들어내는 일이 많기에 우리들의 모습에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심히 내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작은 호기심에 죄책감 없이 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우리는 스스럼없이 퍼 나른다. 허나 당사자는 엄청난 고통을 당할 수 있기에 앞으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책의 뒤표지에 있는 글처럼 미친 세상에서 광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정신을 다잡고 살기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