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좋을 그림 - 여행을 기억하는 만년필 스케치
정은우 글.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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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이 그림을 그리며 날로 실력이 쌓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학창시절에는 나름 그림도 곧잘 그렸는데 시간에 묻혀 이제는 그림은 그냥 전람회를 찾아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아직도 그림을 그려볼까 하는 생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좋은 그림'은 무려 7년 연속 네이버 선정 파워블로거 '솔샤르' 님이 작품으로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보다 그림이 더 많이 담겨진 그야말로 그림을 통해 여행을 만나는 터치가 매력적인 책이다.


여행을 하려는 사람은 진짜 여행지에 있을 때보다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동안의 설렘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도 그런 면이 있는 편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다가오는 여행날짜를 꼽으며 느끼는 설레임... 평범한 사람들은 설렘의 시간이 흐르고 여행을 떠나 보편적으로 누구나 보는 것만을 보는 극히 제한적인 여행을 한다. 저자는 혼자보다는 둘이서 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지를 회상할 때 상대와 자신이 찍은 사진만 보아도 보는 관점이 다르기에 찍는 피사체도 다르다. 그만큼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가 풍부해진다.


이제는 부모님이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시고 건강상 좋은 편도 아닌데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부모님과의 여행을 내켜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들과의 여행을 더 좋아하는데 저자는 아버지와 둘 만의 여행을 떠난다. 평소처럼 파리의 거리를 다닌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제안대로 걸어서 둘러보는 파리의 모습은 다르다. 나 역시도 얼마 전에 떠난 여행에서 파리를 무수히 많은 시간을 걸어 다니며 누구나가 아는 파리의 랜드마크는 물론이고 골목길, 작은 공원 등 다양한 것들을 즐기며 파리를 눈과 가슴에 담았다. 솔직히 가을의 파리의 아름다움은 어느 정도 알았다고 느껴질 만큼 하루에 5시간 이상을 걸으며 파리를 느낀 시간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온다.


무수히 많은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미처 못 다닌 곳들이 대부분이라 색다르고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인도는 없다를 통해 서양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인도의 모습을 나 역시 보고 있다는 생각이 살짝 든 내용에 공감한다. '아무래도 좋은 그림' 제목과 같은 글에서는 결혼 후 자식을 낳으면 무엇보다 그림을 먼저 가르쳐주고 싶다는 이야기에 나도 그랬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살짝 해보기 했다. 피렌체를 흠모하는 것이 토스카나 와인을 마신 탓이 아니란 글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며 나와 아들의 여행에서도 이탈리아 여행에서 참으로 많은 저가의 와인을 마신 기억이 떠올랐다. 사실 이탈리아 여행에서 다른 어떤 도시보다 아쉬움으로 남는 곳이 피렌체다. 보기에 따라서 하루면 충분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무려 5일이나 있으며 피렌체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카드로 인해 겪은 일로 인해 언젠가 한 번 더 피렌체로 여행을 다시 꼭 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행이야기를 담은 책을 보면 항상 여행 가방을 싸고 싶다는 욕구에 휩싸인다. 책에 담겨진 홍콩, 길을 잃어버린 시즈오카, 샌프란시스코 등 감성을 자극하는 스케치와 이야기에 푹 빠져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준 아무래도 좋은 그림... 예리한 통찰력으로 풀어낸 여행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언젠가 나도 그곳으로의 여행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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