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럼 붉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너무나 당연하게 접하고 생각했던 공주 시리즈의 이야기들... 허나 시간이 흐르고 어른이 된 이후에 실제 동화책의 이야기가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어두운 면을 알게 되며 아름답게만 느꼈던 동화가 아니라 잔혹동화에 가까운 이야기란 것에 더 흥미를 갖게 된다.


'피처럼 붉다'는 핀란드의 소설가이자 동화작가인 살라 시무카의 작품이다. 몇 년 전부터 북유럽 작가들의 종종 접하고 있지만 핀란드 작가의 작품은 거의 읽은 기억이 없기에 백설공주를 각색한 피처럼 붉다에 관심을 가졌다. 예술학교 고등학생인 '루미키 안데르손'이 주인공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여자다. 결코 평범한 십대 소녀가 아닌 루미키는 어찌 보면 스티크 라그손의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의 주인공 리습베트의 모습이 살짝 연상이 되는 면이 있다. 그만큼 루미키란 여주인공의 모습이 인상 깊게 남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 역시 스티크 라그손의 작품처럼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릴 작품이란 느낌이 든다.


매력적인 젊은 여인은 3만 달러가 든 루이비통 핸드백을 가슴에 품고 달린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여자의 욕망은 루이비통 핸드백의 돈과 함께 할 때 이루어진다. 너무나 간절한 그녀의 꿈은 한 발의 총알에 위해 산산조각 난다. 누군가의 총에 맞은 여인의 피가 눈을 물들인다. 이 사건이 발생한 날은 2월 28일이다.


일찍부터 집을 떠나 살고 싶었던 루미키는 우연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피 묻은 돈을 발견한다. 엄청난 금액의 돈이... 누구의 것인지 모르지만 돈을 본 루미키는 순간 마음이 흔들린다. 자신을 들어내지 않기 위해 살아온 루미키는 과감히 돌아선다. 헌데 그 마음도 잠시 다시 돈이 있던 장소를 찾았을 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짐작 가는 3총사가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루미키... 든든한 부모님을 둔 3총사 중 한 명은 루미키의 존재를 알아본다.


경찰의 딸인 엘리사는 루미키에게 도움의 요청한다. 자신의 눈에 우연히 띈 돈... 갖지 말아야 할 돈을 갖기로 한 것부터가 문제인데 이 돈의 주인이 곧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엘리사를 불안하게 한다. 튼튼한 성채에 사는 공주 같은 엘리사를 외면하지 못한 루미키는 결국 돈을 찾으려는 인물들에 의해 곤경에 처하고 마는데...


피처럼 붉다는 젊은 여인이 죽은 날인 2월 28일에 시작하여 3월 4일에 끝나는 단 6일 동안에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이 책은 백설공주를 변주한 이야기로 어찌보면 백설공주 이미지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루미키의 연관성이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오는데 자신의 고통스런 과거를 극복하는 루미키만의 방법이 예사롭지 않다. 고등학생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당찬 면모를 보이는 루미키에 빠져 단숨에 읽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다. 속도감이 엄청나 마지막 장을 접했을 때 루미키가 수시로 떠올리는 아직은 정확히 들어나지 않은 첫사랑에 윤곽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알려준다니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 매력적인 캐릭터 루미키... 그녀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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