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살의

모방살의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5
나카마치 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장르에서 매력적인 글을 쓰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늘 즐겁다.  1973년 출간된 나카마치 신의 '모방 살의'는 다시 만나고 싶은 복간 희망도서로 선정되어 40년 만에 재출간 되었다는 글을 보며 도대체 얼마나 매혹적인 추리소설일까 내심 많이 궁금한 작품이었다. 책을 읽으며 이 책에 대한 열렬한 성원이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서술트릭의 백미를 느낄 수 있다.

공동주택에 사는 한 남자가 죽었다. 청산가리에 중독사로 죽은 남자... 사카이 마사오란 작가의 죽음은 살인이 일어난 날의 주변 환경을 돌아볼 때 자살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허나 죽은 남자의 친구는 절대 자살을 인정하지 않는다.

스토리는 두 명의 인물이 교대로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다. 첫 번째 인물은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는 나카다 아키코란 여성으로 사카이 마사오의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인물로 그가 자신이 죽을 날에 맞춰 쓴 원고를 보냈다는 것에 경악하다. 원고 안에 담겨진 내용은 재미를 떠나 자신의 죽음을 소재로 쓴 것이기에 더욱 그의 죽음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인물은 살인 리포트를 매달 싣고 있는 주간지의 편집자가 의뢰한 사카이 마사오의 사건을 다룬 기사를 취재하는 편집기자 '쓰쿠미 신스케'... 그는 죽은 마사오와 알고 지낸 사이로 마사오가 너무나 괜찮은 작품을 썼다며 목에 힘을 주어 말한 이야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죽은 사카이 마사오를 둘러싼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는 아키코와 쓰쿠미의 행적을 조사하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실들과 마주하게 된다. 날짜별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반전이 숨어 있는지 미처 생각지 못할 정도로 빠져서 읽다보면 예상치 않은 진실과 마주했다. 기존에 반전을 생각하며 긴박하게 범인을 추리해내는 재미와 다르게 책장을 넘기면서 나같이 서술트릭이 가진 반전을 생각하며 읽지 않는 독자라면 더욱 반전이 이거였구나 싶어 쫄깃함에 빠져 감탄하게 된다. 결코 1970년대에 쓰여진 작품이란 느낌을 주지 않는다. 한 번 손을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결코 손에서 놓지 못하는 흡입력,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으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게 읽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