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대한민국 스토리DNA 8
김내성 지음, 이정서 엮음 / 새움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셜록홈즈, 뤼팽, 긴다이치 교스케 등을 비롯한 개성 강한 캐릭터의 탐정들이 존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매력적인 탐정이 없는 게 조금은 아쉬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 작가님들의 장르 소설도 많이 재밌어졌고 읽을수록 좋다는 느낌을 받지만 1930년대는 한국 문학에서 추리 장르가 불모지에 해당했는데 이때 김내성 작가가 만들어낸 '유불란'이란 탐정이 있었다니 이 시기에 쓰여진 추리소설은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내심 기대감을 안고 읽은 책 '마인'... 솔직히 읽을수록 마치 셜록 홈즈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주어 나름 재밌게 다가온 추리소설이다.


세계적 무용가 주은몽은 자신이 맡은 역할 '공작부인'으로 이름을 알려진 젊은 여성이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주은몽이 나이 차이가 많이 벌어지는 백만장자 백영호와 곧 결혼을 올리기로 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이 두 사람에 대한 뉴스는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주은몽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화려한 가장무도회를 개최하는데 여기에 한때나마 공작부인 주은몽과 연인 관계에 있던 화가 김수일을 대신에 이선배가 참석을 한다. 백영호의 아들인 탐정소설가 백남수란 인물은 이선배나 곡마단의 어릿광대 분장을 한 두 인물만이 짐작이 되지 않는다. 갑자기 날카로운 은명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녀는 누군가의 공격을 받아 칼에 찔러 있다. 의심스런 화가 이선배를 추적하던 경찰은 막다른 골목에서 감쪽같이 사라지자 황당해 하던 그때에 경성 장안은 물론이고 전 조선의 범죄자들을 떨게 만드는 명탐정 유불란을 만난다.


가장무도회에서 벌어진 살인미수 사건을 담당한 형사 임 경부는 다양한 각도에서 사건을 추리하던 중 주은몽의 옛애인 김수일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 사건의 진전이 없자 명탐정 유불란에게 도움을 청한다.


주은몽은 옛애인 김수일이 아닌 어릴 때 기억에도 없던 약속을 한 일로 인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몽에 대한 비밀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도승 해월의 협박 편지는 그녀를 떨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가장무도회에서 이미 주은몽에게 상해를 입힌 어릿광대가 곧 해월이란 결론을 내리는데... 귀신처럼 신출귀몰하게 은몽의 생활 패턴을 너무나 깨고 있는 해월로 인해 불안에 떨게 된다.


항상 그렇듯 명탐정이 있지만 사건이 금세 해결점을 찾는 게 아니다. 주은몽의 남편 백영호가 해월에게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뒤이어 줄줄이 주변 사람들이 죽음을 맞는다. 솔직히 말해서 장르소설을 워낙에 좋아하고 이와 비슷한 추리소설에서 범인을 생각해 보았기에 백영호가 죽을 당시 말하는 모습을 통해 범인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다만 진짜 이유와 왜 여러 사람을 죽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는데 악마는 전혀 다른 곳에 존재했다는 마지막 반전이 역시나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명탐정 유불란의 활약도 돋보이지만 명탐정 뺨치는 추리를 보여주는 오상억... 백영호의 고문변호사의 추리력 또한 유불란과 겨루어 전혀 뒤지지 않는다. 공작부인 주은몽을 비롯해 그녀의 남편 백영호와 그의 자식들, 주변 인물들까지 1930년대 쓰여진 작품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하나하나의 캐릭터들이 전부 살아 있다. 재밌게 읽었기에 김내성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유불란 탐정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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