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다이어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캐롤 쉴즈 지음, 한기찬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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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문학·음악상으로 이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면 우선 믿음이 간다. 캐럴 실즈의 대표작인 '스톤 다이어리'가 바로  퓰리처상 수상작품으로 여인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출생부터 남다르다. '데이지 굿윌'의 부모님부터 소개하자면 이렇다. 미혼모의 자식으로 태어난 어머니 머시 스톤... 스톤이란 이름을 통해 그녀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려주며 남들보다 조금 과하게 풍만한 육체를 지닌 그녀의 몸을 보며 아버지 카일러 굿윌은 편안함을 느낀다. 유달리 키도 작고 마른 몸을 가진 남자가 이상형은 과한 체중의 여자였던 것이다. 그녀와의 결혼 생활은 아버지에게는 대만족, 어머니는 대강 만족하며 사는 정도로 느껴진다. 평소의 식욕이 좋았기에 임신을 전혀 몰랐던 어머니는 그만 자신이 임신 했다는 자체부터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데이지를 낳고 그만 하늘나라로 떠난다. 남겨진 아이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옆집에 살며 머시와 평소 친하게 지내던 클래런틴 부인의 적극적인 표시에 의해 아이를 그녀가 키우게 된다. 이미 그녀에게는 장성한 세 명의 자식이 있지만 머시의 아이 데이지는 그녀에게 또 다른 삶의 의미를 가진 소녀로 클래런틴 부인은 깊은 사랑으로 데이지를 키운다. 다만 사랑이 많은 클래런틴 부인이 남편의 곁을 떠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첫째 아들 바커 플렛 곁에 머물며 지낸다. 데이지를 키우는데 일정 금액의 돈을 친아버지 카일러 굿윌에게 받고 있지만 큰아들 바커의 도움도 받고 그녀 스스로 식물을 가꾸는데서 돈을 마련해 쓸 정도로 절대 사랑 없이는 이런 수고를 하지 못할 정도로 데이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있다. 헌데 세상일이 어디 마음 먹은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듯이 정말 어이없게도 자전거를 타는 소년으로 인해 그만 클래런틴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열한 살의 데이지를 보며 당혹함을 가진 바커는 그녀를 친아버지 카일러의 곁에 보내기로 한다.


태어나서 십년 이상을 떨어져 살던 친아버지나 데이지... 두 사람은 새로운 고장, 새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자신에게 성심성의껏 설명하는 아버지와 햇살을 통해 보이는 이미지는 데이지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스토리는 거의 10년 안팎의 텀을 두고 전개된다. 초반부에 예사롭지 않은 출생과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이웃 아주머니의 정성어린 사랑을 받고 자란 데이지가 친아버지와 함께 살며 여자 대학을 졸업하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기 위해 결혼을 결심 한다. 여기까지 보면 그녀의 일생이 어쩌면 평범하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헌데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법한 일이 그녀에게 다시 일어난다. 남편 될 남자는 난폭한 행동과 병적인 우울증을 가진 잘 생긴 남자로 자신의 사랑으로 이 남자의 불안정한 면을 고쳐줄 수 있을 거란 다소 어리석은 확신을 가지지만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어처구니 없는 행동으로 사고로 죽고 만다. 우리나라 같으면 엄마에 남편까지 잡아먹었다며 동네에서 말 꽤나 들을 법한 사연을 가진 여자로 찍혔을 것이다. 물론 데이지에게도 이와 비슷한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다른 누구보다 죽은 신랑의 어머니가 그러하다. 새로운 환경을 원하는 마음에 클래런틴 부인의 첫째 아들 바커가 있는 캐나다로 여행을 떠나고 스무 살이 넘는 나이 차이를 넘고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셋이나 낳는데....


데이지 굿윌의 인생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초반부에 이미 느껴진다. 비극적인 출생과 두 번의 결혼, 출산, 사별, 자기를 발견하는 시간, 죽음을 통해 한 여인의 삶이 다큐멘터리를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물론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보여주고 그녀의 인생에 완전히 동화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 자신이 한 남자의 아내이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몇 개의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빼고는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데이지의 인생이 결국 어디로 흘러갈지 궁금하여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한다.


인생이란 게 남의 눈에 비친 나와 진짜 나의 삶은 많이 다르다. 데이지의 인생이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 나름의 여자, 엄마, 할머니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며 그 나름의 행복과 슬픔, 아픔, 절망 등을 맛보았을 것이다. 데이지의 다큐멘터리 인생도 흥미롭지만 그녀의 두 아버지들의 인생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년간의 짧은 아내 머시와의 결혼 생활은 카일러 굿윌의 인생의 상당부분을 지배한다. 카일러의 여러 감정들이 흥미롭게 느껴지는데 반해 클래런틴 부인이 곁을 떠난 시아버지 매그너스는 많이 황당하고 아내를 용서하기 힘들었을 거 같다. 클래런틴 부인이 매그너스의 곁을 떠난 이유를 보며 지금이라면 이런 경우를 가진 남편과 함께 살기 싫은 여자들이 많았겠지만 1910년대의 시대는 우리나라처럼 남성들의 의견이 서구사회도 많이 좌지우지 하는 모습을 가졌기에 데이지가 시아버지에게 느끼는 감정이 차분한 것에 이해가 된다. 데이지 굿윌이란 한 여성의 인생을 쫓아가며 20세기 서구사회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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