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호의 악몽 1 버티고 시리즈
댄 시먼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휴고상 수상작가 댄 시먼스의 장편소설 '테러호의 악몽'... 솔직히 오픈하우스의 버티고 시리즈가 아니면 몰랐을 작가로 2권 합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북극해란 특수한 장소를 배경으로 알 수 없는 북극해 깊은 곳에 사는 거대한 괴물과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처절한 생존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이다.


1845년 5월 영국 해군 본부는 프랭클린 경에게 북서항로 개척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한다. 두 척의 함대를 이끌고 떠나는데 존 프랭클린 경이 지휘하는 이리버스호와 크로지어가 함장이 지휘하는 테러호... 존 프랭클린 경보다는 크로지어란 인물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존 프랭클린 경의 조카인 소피아를 알게 되고 그녀의 진한 애정을 받았지만 결국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크로지어는 시간이 날 때마다 소피아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며 술과 우울증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는 시간과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북극해와 동료, 심해의 괴물 등에 대해 알려주기에 한 사람의 편협된 시선에서 벗어나 다각도를 북극해 탐험대에 나선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특히나 테러호의 함장 크로지어는 흥미로운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남편인지 아버지인지 모를 인디언 남자의 죽음과 남겨진 어린 인디언 여자... 여자를 보고 느끼는 대원들의 불안정한 심리에도 불구하고 인디언 여자를 보호하고 지켜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왜 저런 노력까지 기울여야 할까 싶은 정도로 추위와 싸우며 인간의 모습을 점차 잃어가는 대원들의 입장에서는 심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한 명의 대원이 사라지고 이를 찾고자 크로지어와 대원 한 명과 나갔다가 그만 부하 대원을 또 잃고 만다. 헌데 사라진 두 명의 대원의 몸이 돌아오는데 괴물의 존재가 얼마나 악마적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지금으로 치면 연쇄살인마나 사이코패스나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두 사람이지만 하나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인디언 여자까지 사라지며 그녀를 지키던 남자는 그녀의 행방을 찾다가 보지 말아야 할 아니 직접 보고서도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한다. 여자와 괴물... 코브라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가진 어머어마한 크기의 괴물은 실제 존재하고 두 함대의 대원들이 괴물에게 가지는 공포는 직접 본 대원의 눈을 통해 나에게까지 전달 될 정도로 섬뜩하다. 다만 인디언 여자는 어떻게 저토록 대범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며 실제로 그녀가 괴물을 조정하는 말도 안 되는 연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북극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그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식량이 부족함을 알게 된다. 절대 실리지 말아야 할 납으로 인해 먹을 수 없는 엄청난 분량의 통조림이 그들의 함대에 실린 것이다. 식량이 부족할수록 함대의 대원들은 난폭해지고 추위와 함께 불안정한 정신 상태로 더욱 빠져들게 된다. 솔직히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함대의 대원들의 모습이 점차 변해가는 면은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인간이면서 어느 순간부터 인간이기를 포기한 모습은 인간이 가장 무섭다는 말을 몸으로 보여준다.


 함대를 장악한 극악무도한 인물들에게 죽음을 선사하고 싶은 남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취한다. 물론 이 남자 역시 죽음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여기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테러호의 함장 크로지어는 인디언 여자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그가 선택한 마지막 방법은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호러, 판타지, SF, 환상 장르를 총망라해서 책 안에 담아내고 있어 여러 편의 영화를 본 것과 같은 느낌을 전해줄 정도로 긴장감 넘친다. 저자는  당시 영국 해군의 실상에서 에스키모의 모습까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이 작품을 만들어냈으며 실제 2014년 9월에 캐나다 북부 킹윌리엄 섬 인근 빅토리아 해협 해저에서 이리버스호와 테러호를 이끌고 떠난 존 프랭클린 경의 두 함선 중 한 대가 발견되었다니 더욱 사실감이 느껴진다. 기술이 무척이나 발달한 지금도 북극해를 탐험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헌데 1845년이면 아직은 많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이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고 그 곳에 탐험하기 위해 모험심을 가지고 떠난 남자들의 이야기는 흥미를 떠나 대단하다는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책임에도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가진 인물들이나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읽었을 정도로 나름 힘들지만 재밌게 읽은 책이다. 아직은 저자 댄 시먼스란 이름만 보아도 이제는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작가란 생각을 할 정도로 책이 가진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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