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의 슬픔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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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연애, 결혼에 대한 생각들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당장 내 주변만 보아도 남녀의 연애관이 프리하게 바뀐 커플들을 많이 보고 결혼은 해도 괜찮지만 혼자 살아도 괜찮다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로 결혼 적령기가 되면 당연하게 결혼을 생각했던 때와는 다르다.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소소하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 '1파운드의 슬픔'... 일본의 현실과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연애소설이다.


사랑이란 것이 한 번으로 좋은 인연으로 오래도록 이어지면 좋겠지만 사랑이 움직이는 거라는 것처럼 책 안에 담겨진 총 열 편의 단편은 서로 다른 환경에 놓인 인물들에 대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여럿 편 있는데 처음에 소개된 '두 사람만의 비밀'에서는 우연히 얻게 된 새끼 고양이를 통해 남녀가 각자 연애를 통해 터득했던 것들의 규칙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공유하게 된 이름에 대한 이야기는 동물을 통해 일본 사회의 모습도 엿보면서 만남과 헤어짐에 있어 편리함을 중요시했던 인물의 변화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어릴 적부터 이름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던 여자는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녀의 목소리를 안 나오게 하는 원인은 신체 표현성 장애의 한 종류인 심인성 언어 장애다. 세상에나 이런 병명은 들어 본 적이 없는 생소한 변명이다. 그녀가 회사 화장실에서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로 인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것이 원인이 크기에 그녀의 병을 이해하고 알아본 남자의 행동으로 그녀는 목소리도 찾고 사랑도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다 싶은 '목소리를 찾아서', 꽃을 사러 오는 남자의 본심을 알아버린 유부녀의 마음이 살짝 흔들리는 '11월의 꽃봉오리'는 결혼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정에서 겪는 모습이라 더 빠져들어 본 이야기다. 책의 제목인 '1파운드의 슬픔'은 서른다섯 살의 동갑내기 연인이 호텔방에서 진한 사랑의 행위를 하며 기차를 타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농도 짙은 로맨스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난 이야기 등 잔잔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연애를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재밌게 읽었다.


연애감정이 가진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와 문화, 정서가 다르더라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드물다. 사랑은 더욱 그러하다. 변치 않는 사랑의 모습을 가지면 좋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랑도 변화를 가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어릴 때와는 다른 30대 여성이 가진 사랑의 모습을 잘 표현한 작품이란 생각이 드는 작품으로 오래간만에 재밌게 읽은 연애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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