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북유럽 최고의 스릴러 작가 요 네스뵈란 이름에 더 이상의 무슨 말이 필요할까? 저자의 신작 '아들'을 읽으며 역시나 요쌤은 다르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그곳으로부터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첫 장을 열면 만나게 되는 문장부터 임팩트가 상당하다.


교도소 안의 죄수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안겨주는 치유능력을 가진 소년이 있다. 한 남자가 소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고 하나의 물건을 주고 떠난다. 또 다른 남자는 소년을 보고 그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폐암 말기에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소년을 찾은 남자가 스스로에게 벌을 주며 지낼 수밖에 없었던 일을 털어 놓는다. 그 이야기는 소년의 아버지와 관련이 있다. 한때 경찰이었던 아버지의 자살 허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버지의 정보원이었던 남자의 이야기에 충격을 받은 소년... 아니 이제는 서른 살의 청년인 소니... 엄마와 자신이 외출한 사이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유서에 남기고 자살한 아버지로 인해 인생을 포기한 소니는 이제는 목표가 생겼다. 당장 교도소를 나가야 한다. 아버지를 자살로 위장한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야 하기에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쉼터에 목사가 머무르고 있다. 어느 날 목사를 찾는 사람이 나타나고 곧이어 목사가 시체로 발견이 된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쉼터를 방문한 두 형사.. 살인 전담반에서 일하는 이들 중 60대의 남자 경찰은 그 옛날 소니의 아버지와 친하게 지낸 한때 도박에 빠졌던 동료 경찰이었던 시몬 케파스 경감이다. 시몬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아내에 깊은? 사랑을 가진 남자다.


교도소를 탈옥한 소니가 찾아들어간 마약중독자들의 쉼터... 이곳에서 일하는 여인은 소니가 가진 위험요소를 감지하지만 이를 묵인하고 그를 도와주고 싶어 한다. 시몬 케파스 형사와 콤비를 이루는 여형사 카리는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소니를 찾는데...


가장의 죽음은 남은 가족들에게는 커다란 상처와 고통, 슬픔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소니의 경우는 유달리 경찰인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고 좋아했기에 부패를 저지르고 자살한 아버지의 죽음은 그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남은 어머니마저도 죽음을 맞았고... 그런 그가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다시피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죄를 대신 뒤집어쓰며 약물에 중독되어 가는 과정은 말이 십이 년이지 그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다시 살아갈 목표가 생겼기에 아버지의 죽음 뒤에 존재하는 쌍둥이의 존재를 알아야 한다. 쌍둥이의 쫓아가는 과정에서 연속해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경찰 시몬의 추적이 그의 가까이까지 와 있다.


사람이란 실수를 한다. 그것이 돌이킬 수 있는 실수냐 아니냐는 커다란 차이를 갖고 있다. 자신이 살기 위해 누군가는 사라져야 한다. 그것이 설령...


엄청난 분량의 책이지만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떼어 놓지 못할 정도로 흡입력이 최고다. 시몬이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면서 만나는 인물들과의 숨 막히는 추격전도 흥미롭지만 시몬 케파스와 여형사 카리가 보여주는 콤비도 매력적이다. 시몬의 모습은 해리 홀레을 연상시키는 면이 많다. 해리처럼 알코올중독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지독하리 만큼 한 여인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간직하고 성격이나 기질 면에서 해리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준다. 내심 해리 홀레가 그리웠기에 시몬을 통해서 해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시동을 걸었어야 했다.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들었어야 했다. 삶의 즐거움을 실컷 누렸어야 했다. 걸음은 멈추고 꽃향기를 맡았어야 했다. 너무나도 자명하여 상투적으로 느껴질 정도지만 죽음의 문턱에 서기 전에는 절대 깨달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순간에서야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우리 삶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뿐이라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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