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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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자는 모든 희망을 잃게 된다!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소설 '남의 일'에 대한 평가다. 책을 다 읽은 지금의 느낌이 딱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읽는 내내 불편하고 답답하다. 호러, 공포소설이 가진 섬뜩한 무서움과는 거리가 있는 책이다.


저자의 이름은 낯설다. 남의 일의 읽기 전까지 저자의 책은 만난 적이 없다. 솔직히 지금 같은 느낌이라면 더 이상 저자의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만큼 인간이 가진 비열하고 잔혹함이 책 속에 담겨져 있어 혐오감을 남긴다.


총 열네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일이 짤막하게 줄거리를 거론하고 싶지 않다. 그 중에 몇 편의 이야기를 담는다. 제목과 같은 첫 번째 이야기 남의 일... 갑자기 중앙선을 넘은 차로 인해 벼랑으로 추락해 나뭇가지 걸려 있는 차에 한 남자가 접근한다. 추락한 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사라졌는데 엄마는 남자에게 거짓으로라도 아이를 안정시켜 주길 부탁한다. 헌데 이 남자 어딘가 낯이 있다. 여자는 독백처럼 무의미한 죽음이 고요하고 평온한 꿈일 줄 몰랐다는 말로 이야기가 끝이 나는데 사실 이 문장에서 순간 섬뜩하게 느껴졌다.


딱 한 입에... 낯선 남자가 찾아와 자신이 딸을 유괴했다고 말한다. 유명한 요리평론가인 남편에게 요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온 남자... 딸을 되찾기 위해서는 남자가 만든 요리를 부부는 먹어야 한다. 남자의 요리를 먹어 본 여자는 남편의 평론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남편이 집에 오고 요리를 한 입 먹은 남편은 단번에 알아챈다. 이 요리의 재료가 무엇인지...


띠동갑을 두 바퀴나 되는 연상연하 커플이 떠난 가족 캠핑... 웅덩이 있는 섬뜩한 모습의 남자를 만나고 그는 자신의 딸을 찾는다. 헌데 딸은... 연상연하 커플의 아이는... 단란한 가족 캠핑의 바비큐 파티의 섬뜩함을 다룬 '쓴 바비큐', 자살을 결심한 남녀가 마주치고 서로 오늘 꼭 죽기를 원한다. 남자는 여자의 아픔을 알게 되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용해서 여자를 살리겠다며 자살을 말린다. 헌데 이 모든 것이.. 사실 읽으면서 가장 기분 나쁜 이야기였던 '인간 실격' 등등 하나같이 인간의 어둡고 무서운 잔인함이 느껴져 읽는 동안 자꾸 책을 덮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야기들이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작품으로 이런 장르의 채을 유난히 좋아하는 독자라면 모를까 아니라면 이 책에 대해 좋은 평가는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피와 살점이 남무하여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혐오감만을 안겨 준다는 스플래터 무비의 안 좋은 면이 부각된 이야기다. 코믹한 요소나 사회 비판적인 요소들은 사실 혐오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인해 느끼기 힘들다.


장마로 인해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사실 시원한 전율을 느끼게 해 줄 오싹한 공포 호러 소설을 원했던 것과는 달리 읽고 난 느낌을 오싹한 느낌이 아닌 후회가 더 많아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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