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한 생각 밥상 - 박규호의 울림이 있는 생각 에세이
박규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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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생각의 폭을 좀 더 넓히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내 안의 틀에 박혀 바라보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많다.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나 자신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지 못한데 '소담한 생각 밥상'은 36년을 한국전력공사 주로 국제협력부장, 도쿄지사장, 중국지사장 등을 거친 해외통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박규호 부사장의 산문집으로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오랜 경험이 통해 생각한 것들을 담아낸 책으로 제목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던 것과는 달리 책 속에 담겨진 이야기는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다.


총 7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각 파트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 몇 개를 소개하면 한국요리 부분에서 나온 '삶의 질' 우리나라가 가진 가장 큰 문제로 여겨지는 고령화에 대한 이야기다. 예전처럼 자신의 능력으로 빛을 내기는 어려운 시대다. 부모의 아니 조부모의 경제력이 받쳐주어야 공부, 좋은 직장, 배우자까지 얻을 수 있다는 말을 한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지났고 자식을 키우면 노후는 보장되었던 예전과 달리 자식을 오히려 보듬고 살아야 하는 시대다. 예전과 너무나 달라진 시대상황으로 100세 시대에 맞춘 생활양식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가격이 워낙에 비싸 먹을 기회가 적은 '복어' 복어를 너무나 좋아하는 중국인들과 300년 동안 복어요리를 먹지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 부산의 유명한 복요리집 이야기와 사무라이 이야기까지 복어요리를 읽다보니 오늘이 마침 복날이라 부모님을 모시고 보양음식으로 복어를 먹을까 생각 중이다.


'닭치고'란 글을 보면 한 글자가 다르지만 한 동안 인기를 끌었던 팟캐스트가 떠오르는데 여기서는 개그콘서트의 마지막 코너인 닭치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인맥 쏠림 현상, 책임지지 않고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공기업, 재벌 경영자들의 씁쓸한 모습과는 달리 일본은 품의제도란 것을 통해 합리적인 업무 처리를 한다. 총리의 권한이 중앙부처 국장만도 못하다는 일본이나 미국의 의사결정은 시스템이 95%이고, 사람이 5%를 차지한다는 미국과는 달리 권력의 정상에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려는 지도자는 잘못된 정책과 지도자의 과욕이 엄청난 희생과 손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에 현재 우리나라에 커다란 일이 생기면 모르쇠로 일괄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떠올랐다.


소담한 생각 밥상이지만 결코 소담하지 않다. 현대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세상사는 이야기가 저자만의 통찰을 통해 알차게 담겨져 있다. 생각의 깊이를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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