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원의 그리스신화 2 - 신에 맞선 영웅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 2
유재원 지음 / 북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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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평소에 좋아하고 관심이 있던 그리스 신화를 다룬 신간이 나왔는데 어릴 때도 재밌게 읽었고 아이를 키우면서 만화영화까지 챙겨볼 정도로 그리스 신화를 좋아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이야기와 달리 왜곡되어 알려진 것을 바로 잡는 책들을 접하면 감탄하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재미에 빠져 즐겁게 읽게 되는데 유재원의 그리스 신화는 신화를 왜곡하고 오염시킨 요소들을 제거한 진짜 '그리스신화'란 표현을 썼다. 내가 선택한 책은 2권인 신에 맞선 영웅들로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에 맞선 영웅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그리스 신화에 실렸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신에 맞선 영웅들 중에는 신처럼 사람들에게 숭배의 대상이 된 인물들이 있지만 지금과 같이 한 나라를 통틀어 지칭하는 그리스 전체에서 숭배되는 인물은 극히 드물고 지방에 속한 영웅들이 존재했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이런 사실이 있는 것조차 거의 모르고 있었다. 그만큼 흥미롭게 여겨지는 이야기에 빠질 수밖에 없던 책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주며 문명 생활을 할 수 있게 이끌어준 그는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이고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끔찍한 고통을 받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신화는 그리스 신화이고 신화의 고향 아르골리스에는 제우스가 최초의 인간 포로네우스에게 불을 가져다주고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설화를 갖고 있다고 알려준다. 포로네우스의 후손 이야기는 이집트로 이어지며 아들, 딸만 낳은 형제의 유산 상속 다툼으로 이어진다. 아테나 여신의 충고로 두려움을 느낀 딸들을 데리고 도망친 다나오스는 아르고스에 도착하고 그는 정통성을 주장하며 늑대와 황소의 싸움을 통해 왕의 자리에 오른다. 사이 나쁜 형제의 아들 50명이 딸들이 있는 아르고스에 와 결혼을 요청하고 이를 이용하여 첫날밤에 남편을 죽이라고 아버지는 말한다. 한 명의 딸이 아버지의 말에 순응하지 않아 위험에 놓이지만 아프로디테의 중재로 두 사람은 결혼하여 왕위를 물러 받는다. 형제들을 죽인 아내의 자매들을 전부 죽이거나 달리기 경주를 통해 상품으로 주고, 콩쥐팥쥐에 이야기에서 본 적이 있는 밑 빠진 독 이야기가 나오듯 자매들이 지하세계에서 밑 빠진 독에 물을 긷는 벌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알려준다.


제우스가 사랑해 그의 부인 헤라에게 미움을 산 이오의 딸이 포세이돈의 사랑을 받아 자식을 낳는다. 자식 중 너무나 아름다운 에우로페는 제우스가 첫 눈에 반한 정도의 미모를 가졌다. 황금 뿔을 가진 황소로 변신한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았으며 그녀를 크레타의 왕과 결혼을 시킨다. 솔직히 신들의 애정관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자신이 품었던 여인을 인간의 왕에게 준 제우스의 모습은 뭐라고 해야 할지... 크레타 왕과 에우로페 사이에서 자식을 얻지 못하자 아내의 아들들을 양자로 맞아들이고 그녀가 죽자 신으로 모시고 이름을 지었는데 그 대륙이 지금의 유럽이라고 한다. 전혀 몰랐던 신화라서 사실 놀랍고 흥미로웠던 이야기다. 에우로페에 둘러싼 이야기에서 황소는 물의 신을 상징하며 물의 신 아니 바다의 신이라고 알고 있는 포세이돈의 마땅히 가져야 할 권리에 대한 혼란이 생기는데 이것은 크레타 지방의 옛 종교와 올림포스 신앙이 토착화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 제우스를 지하세계의 왕으로 묘사하고 에우로페를 납치 한 것은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한 설화의 변형이라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가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케가 아폴론의 아들을 피해 도망가던 중 뱀에게 발을 물려 죽고 아내를 잊지 못해그가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의 유무를 궁금해 한 것이 원인이 되어 함께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이 이야기가 일본 신화 중 창조신과 관련된 '이자나미와 이자나기'와도 닮아 있으며 살짝 닮은 듯 다른 일본 신화 이야기 역시 흥미롭고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오르페우스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오르페우스 신앙의 초창기에 만들어진 이야기다. 그가 자하세계의 신 하데스를 설득하는 죽은 사람을 지상으로 데리고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그가 영웅이자 샤먼이기에 가능했다.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샤먼이지만 그는 결코 신이 아니다. 이외에도 지하세계로의 여행은 다양한 영웅 실화를 만들어 냈으며 어느 신화에서도 영웅으로 대접받는 헤라클레스 역시 지하세계를 다녀 온 인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영웅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신화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털어서 말한다. 헌데 지방으로 나누어진 신화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신화의 재미에 푹 빠진 시간이 되었다.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리스 신화에 다시 빠져들게 되며 1권 올림포스의 신들은 어떤 이야기일지 호기심이 생긴다.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시는 독자라면 누구나 만족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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